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설을 놓고 한나라당내에선 당 분열에 따른 대선 필패론이 제기되는 등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이명박 대선후보의 최대 지지기반이자 이 전 총재의 과거'대선 텃밭'이기도 한 대구·경북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대선 민심이 현재까진 한나라당 후보에게로 크게 기운데다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에 높은 지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촉발된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에 큰 우려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여옥·박세환·배일도·김정훈 등 한나라당 주요 초선 의원들은 31일 국회에서 긴급 조찬모임을 갖고,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 전 총재가 출마를 원했다면 당내에서 치러진 경선에 뛰어들어 심판받아야했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범여권은 단합되고 우리는 분열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달 2일 다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이명박 후보의 선대위 고문인 박희태 의원도 31일 이 전 총재 대선 출마설과 관련, "분열해서 이기기란 참말로 힘들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표의 분산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또 이명박 후보 캠프 측은 조만간 이 전 총재의 출마 포기를 계속 설득하는 한편 박근혜 전 대표와의 본격적인 화합을 위해 공석중인 지명직 최고위원 추천권을 사실상 박 전 대표에게 일임하는 긴급처방으로 박 전 대표 측의 김무성 의원이 추천되기도 했다.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은 지역민들의 민심도 요동치게 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지난 경선 때는 박 전 대표에게 몰표를 준 뒤 이젠 이명박 후보에게 전국 최고의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다 이 전 총재에겐 지난 97, 2002년 2번의 대선에서'텃밭'임을 입증해 줬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의 조재목 대표는 "세 사람 모두 대구·경북이 정치적 고향이자 최대 지지기반이어서 한나라당 분열양상은 지역민들의 민심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또 "지역민들의 정치민심은 한나라당 정권재창출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대선가도에 지역을 대표하는 세 사람이 서 있다는 것 자체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세 사람의 대치양상이 장기화될 경우 대구·경북이 아무리 한나라당 텃밭이라도 해도 대안적 지지가 적잖은 상황에서 결국은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i.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