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시내버스 CCTV 5년만에 다시 등장

5년 만에 대구 시내버스에 CCTV 카메라가 달렸다. 시범사업이긴 하지만 한 시내버스 회사가 노사 합의를 거쳐 6개 노선에 한 대씩, 모두 6대에 CCTV를 시범 설치했고, 버스마다 4대의 카메라를 달아 실시간 녹화한 뒤 회사 중앙 모니터에서 판독하고 있는 것. 이 버스회사 관계자는 "이른바 버스기사들의 '삥땅'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가 결국 철거됐던 예전과 달리 승차문 거울에서 승객 방향, 운전석에서 버스 정면 쪽으로도 추가 설치했다."며 "운송 수입 투명화 효과는 물론, 승·하차 때 종종 벌어지는 안전 사고의 정확한 원인도 밝혀낼 수 있고 버스 기사들의 시민 친절도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29개 회사 1천658대의 전체 시내버스에 CCTV를 설치키로 했다. 이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후 대시민 서비스 수준을 한층 높이기 위한 것으로, CCTV 및 업체별 검색 장비를 경쟁 입찰한 뒤 운송수입 공동관리계정에서 모든 사업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의 시내버스 CCTV는 1997년 처음 등장했다가 2002년 사라졌다. 당시만 해도 감시적 성격이 강해 기사들의 불만이 컸고, 이후 노사 임단협 때마다 CCTV 폐쇄 공방이 벌어진 끝에 결국 철거된 것. 이런 가운데 대구시가 5년 만에 다시 CCTV의 전면 설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준공영제 이후에도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한 시민 불만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CCTV를 설치하면 승객에 대한 버스기사의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녹음 기능에 따라 시민과 승객 간 언어폭력 순화에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2, 3대의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면 승객 안전 사고나 버스 교통사고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CCTV 전면 추가 설치에는 노사 합의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 2002년 CCTV 철거의 가장 큰 이유가 버스 기사 반발이었고, 사고를 줄이거나 시민 서비스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버스 기사나 승객 입장에서는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대윤 대구시 버스개혁기획팀장은 "CCTV 위치를 조정해 사생활 침해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며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하겠지만 버스 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CCTV 전면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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