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회창 출마설 '보이지 않는 손'?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정계은퇴와 불출마 선언까지 했던 이 전 총재의 출마 배경에 새삼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전 총재 출마 이유로는 좌파정권 종식론을 비롯,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낙마론과 이 후보 유고시 대안론 등 다양한 배경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함구, 출마이유는 오리무중이다. 당 안팎에서도 "두 번의 대선패배와 '차떼기' 정당의 멍에를 씌운 책임을 지고 오히려 자중해야 할 이 전 총재가 왜 출마를 강행하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 쪽에서 이 전 총재 출마와 관련된 '음모론'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위 이 후보 당선을 반대하는 쪽에서 야권분열을 위해 이 전 총재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이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2일 "이 전 총재가 여권으로부터 (이 후보가 낙마할 것이라는) 자료를 제공받았고 이를 확실히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핵심 측근에 따르면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과 이 후보 쪽에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이 후보 약점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했고 이를 근거로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여권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모종의 음모에 이 전 총재가 "혹하고 있다."는 것.

이 후보 측은 이 같은 음모론을 근거로 이 전 총재에 대한 직접적인 달래기 시도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측은 이 전 총재 달래기와 관련, "달래도 소용없다."는 말도 했다.

음모론에 대한 한나라당 원로들의 분석도 흥미롭다. 당의 한 원로는 이와 관련,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며 "이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총재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출마를 한다면 어리석은 짓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과거 정치권의 공공연한 비밀로 통하던 몇몇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92년 대선 때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YS) 측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출마시키기 위해 DJ계좌로 후원금을 넣어줬다는 설이 있었다."면서 "매일 늘어나는 후원금 액수 때문에 DJ가 고무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97년 대선 때는 당시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후보를 출마시키기 위해 당시 DJ 측에서 청중 동원에 관여했다는 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도 그런 역정보를 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선후보가 낙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그러한 역정보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입수를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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