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학교의 변신이 놀랍다. 떠나는 학생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소극적인 자세를 넘어 농촌 학교만의 경쟁력을 키워 도시 학생들을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다채롭다. 학교 시설은 물론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들의 열정에 이르기까지 도시 학교에 뒤질 게 없다. '가고 싶은 학교'로 거듭나고 있는 두 학교를 찾아갔다.
"우리 포산 가족은 학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3일 오전 11시 해발 1,084m 비슬산 정상에서는 200여 명이 일제히 내뿜는 고함소리가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대구 포산고 1, 2학년생 194명과 교직원 24명이 학교 발전을 위해 한마음이 될 것을 다짐하는 결의대회가 열린 것. 2시간여의 힘든 산행 뒤였지만 서로가 끌어주고 밀어주며 함께한 때문인지 학생들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했다.
김호경 교장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는 우수고를 만들기 위해 학교 구성원 각자가 마음을 다잡자는 취지"라며 "자율학교에 이어 농산어촌 우수고에 선정된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포산고는 전체 9학급에 학생 수가 300명에도 못 미치는 농촌 학교지만 몇 년 뒤 건립되는 대구테크노폴리스, DGIST와 함께 명문고로 거듭나기 위해 용틀임을 하는 중이다.
가장 큰 경쟁력은 올해 2월 자율학교에 지정돼 대학입시에 유리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게 된 점. 올 1학기부터 비입시 과목을 대폭 줄이고 입시 과목을 18단위 늘린 것을 비롯해 원어민 강사 영어회화 10단위 개설, 논술 특강 및 논리학·환경 과목 신설, 수학·과학 심화 교육, 수준별 방과후학교 강좌 개설 등 일반 고교와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 6월에는 농산어촌 우수고에 지정돼 3년 동안 7억 원을 지원받아 각종 교육프로그램 개발·운영, 원어민 강사 및 교원연수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매년 5천만 원 규모의 장학금 지급, 내년에 문을 여는 남·여 100명 수용 규모의 최신 기숙사 등도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경 교장이 올해 처음 도입된 공모교장으로 9월에 부임한 점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4년 임기 동안 확실한 성과를 목표로 하는 책임경영 체제에 들어가기 때문.
김 교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 수차례 마라톤회의와 워크숍 등을 열었는데 교사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워 깜짝 놀랐다."며 "뛰어난 시설과 풍부한 예산 지원, 우수한 교직원과 자율적인 교육과정 등 필요한 모든 것은 다 갖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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