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장·난방유 구입 등 서민들 겨울채비로 '겹고통'

날씨가 추워지면서 곳곳에서 월동 준비가 시작됐다. 겨울 준비의 대표격인 김장 김치 담그기를 비롯해 유류판매소, 연탄공장 등도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선 것. 겨울철 먹을거리인 어묵 등 '길거리 음식점'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쉐턱관 2층. 적십자 봉사단과 계명대 학생 봉사단 70여 명은 절인 배추와 양념으로 김장 김치 담그기에 한창이었다. 올해로 17년째 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영예(57·여) 씨는 "배추값이 갑자기 올라 불우이웃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었는데 이런 행사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계명 1% 사랑나누기' 운동본부에서 적십자사에 1천만 원을 기탁하면서 마련됐다. 교직원들의 월급 중 1%를 적립, 불우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날 행사는 4시간 동안 이어졌다.

대구 북구 관음동 'D 석유 판매소'. 기름값이 크게 올라 예년에 비해 주문량과 배달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걸려오기 시작하는 고객들의 주문 전화벨 소리가 반갑기 그지없다. 15년째 유류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대표 이재춘(49) 씨는 "최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값을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름을 사러 오는 고객들의 발걸음과 주문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연탄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들어 하루 평균 35만 장 정도의 연탄이 팔리고 있다. 이기호 연료공업협동조합 상무이사는 "지난해에 비해 장당 50 원 정도 값이 올랐지만 월동 채비에 나선 서민들의 주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어묵, 감자, 꼬지 등 '먹을거리 장사'도 제철을 만났다. 특히 지난 8월 처음 대구에 상륙한 '회오리 감자'는 추운 날씨와 특이한 모양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잡으면서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겨울철 별미가 됐다. 시내 동성로에서 감자 포장마차를 하고 있는 남관인(32) 씨는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덩달아 튀긴 감자를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며 "지난 주말에는 감자 2천 개가 나가는 등 날씨가 춥고 피곤해도 재미가 솔솔하다."고 즐거워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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