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무용단이 입상하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성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지난 3일 폐막한 제28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 부문에 참가했던 박현옥(49) 박현옥&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 대표가 전국 8개 무용단 가운데 안무대상을 차지했다. 서울무용제의 경연대상 부문은 1차 예선을 거쳐 선정된 각 장르의 무용단들이 참가한 것으로, 대구에서 작품관련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박 대표가 공연한 작품은 오르한 파묵의 '내이름은 빨강'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공연으로, 소설 속의 다양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추상화시켜 무용적 이미지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았다. 박 대표는 "이야기 자체보다는 현대인이 느끼는 냉소와 단절, 우울과 불안을 어떻게 내면적 자유로 승화시킬 것인가에 초첨을 맞췄다."고 안무의도를 밝혔다.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서울무용제는 전국단위로 진행되는 무용제이지만 사실 지역의 무용수들이 참가하기란 쉽지 않다. 1차 예선을 거쳐야할 뿐 아니라 서울의 무용단에 비해 여러 가지 상황이 열악하다.
"서울에는 무용인구가 많아 무용수를 구하기가 쉬워요. 하지만 우리는 민간예술단체로서 생계를 위한 각자의 직업을 갖고 무용단도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밤 늦게 모여 새벽까지 연습하는 강행군이 계속됐어요. 또 재정적으로도 서울에 비해 열악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번 무용제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감을 얻었다. 무용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예술성을 가진다면 대중에게도 먹혀든다는 사실이다. 이번 작품 역시 평단으로부터 '춤의 기량이 높을 뿐 아니라 미술과 음악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박 대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대구에서도 '내이름은 빨강' 작품을 앙코르 공연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매년 무용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작품성 높은 공연을 선보일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편 박현옥&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원 신미영 씨는 현대무용 여자주연상을 수상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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