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개봉 영화 중 으스스한 스릴러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가을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중 기대작은 할리우드 스타 김윤진의 '세븐데이즈'다.
14일 개봉하는 '세븐데이즈'는 'CSI' 이상 완벽한 내용과 영상미는 물론 '유주얼 서스펙트' 이상 뛰어난 반전까지 갖춘 수준높은 스릴러를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유괴극'이라는 다소 뻔한 상황적 장치를 마련한 이 영화는 그러나 범인이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색다른 유괴극으로 태어난다.
유지연(김윤진)은 100% 가까운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 모처럼 딸 은영이와 함께 간 운동회에서 딸은 납치되고 만다. 범인은 경찰을 따돌리라고 요구하고, 이색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강간 살해범으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정철진을 무죄로 석방하라는 것.
혼자서 불가능한 임무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지연 옆에 온갖 비리를 저지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친구 형사 김성열(박희순)이 함께한다.
사건의 정황은 절대적으로 정철진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마약 복용의 흔적이 있으며 피해자의 남자관계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연은 피해자와 살해된 날 밤 함께 있었던 젊은 남자를 의심하지만 그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정신병원에 가 있다. 그러던 중 유지연은 뜻밖의 인물에게 납치돼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세븐데이즈'의 가장 큰 매력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이다.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영화 도입부를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빠른 화면 전환으로 쉽게 설명한다. 여기에 김윤진, 박희순, 김미숙, 장항선, 오광록 등 연기파 배우들이 빈틈없는 호흡을 자랑한다.
'세븐데이즈'가 주인공의 심리를 중심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 '더 버터플라이'는 매혹적인 범죄의 도시 시카고를 배경으로 두 남자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그린 남성적 스릴러 영화다. 공통점이 있다면 두 영화 모두 딸의 납치를 시작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시카고의 한 광고회사의 중역인 닐 랜달(제라드 버틀러)은 회사 내에서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편 매력적인 아내 애비(마리아 벨로), 딸 소피와 함께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삶은 정체 불명의 남자 라이언 (피어스 브로스넌)의 습격을 받으며 위기에 빠진다. 라이언은 딸 소피를 납치한 채 24시간 동안 닐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한다. 은행잔고와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불법 해킹 등 닐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라이언은 냉혹하고 치밀하게 그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라이언이 제시한 마지막 요구조건이 살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주인공은 갈등한다.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영화 '세브란스'도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국제적인 무기회사의 직원들이 포상휴가로 떠난 여행길에서 전쟁 미치광이 그룹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피가 튀고 온 사지가 잘려나가는 잔혹함 속에서 웃음을 이끌어내는 '스플래터 무비'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영화 '데드걸'은 스릴러 영화에서는 한발 비껴 있지만 옴니버스 형식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맥락이 닿아있다. 공통의 사건을 계기로 삶의 전환을 맞는 5명의 여자를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그렸다.
영화는 여자의 시체를 찾아낸 '발견자' 아든(토니콜렛)을 시작으로, 그 시체가 15년 전 실종된 언니라고 믿는 '여동생' 레아(로즈번), 남편이 연쇄살인범임을 눈치챈 '아내' 루스(메리 베스 헌트)와 죽은 여자의 '엄마' 멜로라(마샤 게이 하덴)의 사연을 차례로 비춘다.
죽은 여자(브리트니 머피)를 통해 아든은 과거에서 벗어나고 레아는 새 출발을 꿈꾼다. 루스는 익숙한 현실을 택하고 멜로라는 희망을 품는다. 각 편으로 나뉜 옴니버스 구성을 택하고 한 명씩 등장하는 가운데서도 영화는 촘촘히 연결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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