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5영업일동안 한 펀드 상품 덕분에 수수료 수입(선취 기준)을 5억 원이나 올렸다. 대구은행이 펀드 판매를 할 때 실적이 가장 나쁜 달의 수수료 수입이 평균 7억 원 수준. 대구은행은 실적이 가장 나쁜달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한달 수입에 육박하는 벌이를 불과 닷새만에 이뤄냈다.
이 복덩이 펀드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인사이트 펀드'다. 대구시내 은행과 증권사마다 '인사이트 펀드 가입할래요'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2일 시중에 나왔는데 전국적으로 이미 3조 원에 육박하는 가입액이 기록됐다. 대구은행만 해도 지난달 31일 이후 5영업일동안 625억 원이라는 거액이 들어왔다.
1만개에 육박하는 국내 펀드 상품 중에 전체 설정액이 100억 원에 못미치는 것이 수천 개인데 이 펀드는 불과 며칠만에 3조 원 가까운 돈을 모으면서 초대형 펀드로 자란 것이다.
도대체 이 펀드는 어디에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일까? 펀드는 대개 국내주식형, 채권형 등 투자대상이 정해져있는데 이 펀드는 쉽게 말해 투자방법, 투자대상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되는 펀드다. 모인돈 모두를 채권 사는데 사용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 주식에 전액 투자할 수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돈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는 것. 이른바 '애매모호' 펀드다.
하지만 이 펀드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각 금융기관들이 서로 '우리도 팔아보겠다'며 나서고 있으며 금융권에서는 이미 팔고 있는 금융기관에서도 '쿼터'를 매겨 제한적으로 팔게 만들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 펀드가 사전 판매되던 지난달 말에는 일반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이 펀드가 시중 자금을 다 빨아들여 버린 것.
전문가들은 이 펀드의 인기비결과 관련, 그동안 디스커버리 시리즈, 차이나솔로몬 등 엄청난 수익률을 안겨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커 '미래에셋이라면 무엇이든지 돈된다'는 맹목적 신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춤을 추면서 불안심리가 생긴데다 중국펀드에 대한 희망이 조금씩 약해지면서 돈이 이 곳으로 쏠리고 있다는 해석도 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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