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회창 출마 선언…대선 판도 어떻게 될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대권 3수(修)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불안한 후보론'을 제기하며 '살신성인'의 심정으로 출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명박 대선후보 측을 비롯한 정치권은 "명분없는 출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왜 출마했을까

이 전 총재는 자신의 대선출마가 '정계은퇴 번복' 및 '보수진영 분열'이라는 비판에 대응해. '자신의 연이은 대선 패배가 가져 온 좌파정권 집권이 3번 내리 반복되는 일은 어떤 경우라도 막아야 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이 전 총재의 이흥주 특보는 "두 번의 대선 패배로 나라가 헝클어지고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시 미숙한 좌파 정권이 만들어지면 국민이 더 어려워지는 결과가 나온다."며 "그렇게 되면 이 전 총재 자신은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는 심각한 상황 인식 하에서 고심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은 그간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작년 12월 경희대 특강에서 그는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고, 이순신이 죽지 않았다고 했다."며 "'순신불사'의 어귀를 떠올릴 때마다 전율 같은 감동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는 반신반의 속에서 그의 출마를 점치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이 전 총재는 최근들어 출마의 명분으로 이 후보의 대북 안보관을 정면 겨냥하는 발언들을 이어갔다. 지난 달 19일 국가디자인연구소 창립 1주년 기념식에서 "국가지도자가 정직하지 못하고 법치주의에 역행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은 국가에는 재앙"이라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또 24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보수단체가 주최한 대중집회에 대선 패배 이후 5년여만에 처음 참석해 "이 몸을 던져 한국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과거 두 차례의 대선에서 각각 1천만표 이상을 득표한 저력을 지녔고,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도 출마를 결심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완주할까

이 전 총재가 끝까지 완주할 경우 대선결과는 점치기 어렵다. 그만큼 큰 변수다. 이 전 총재의 완주여부는 자신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과 연계돼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완만하게 빠지거나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완만하게 상승곡선을 그릴 경우 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서로 당선 가능성을 자신하며 끝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두 사람간 대결은 결국 투표를 통해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래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20%대 초반이었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겨레신문-리서치플러스의 조사에서는 26.3%까지 치솟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송환되는 투자자문회사 BBK대표 김경준 씨 사건의 진행 추이와 맞물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일부 전문가들은 이회창 전총재가 지지율 상승 동력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이념적으로 보수 색채가 워낙 강해 이명박 후보의 주 지지층인 수도권, 30~40대의 표심을 흔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전 총재의 아킬레스건인 대선 잔금, 차떼기 등의 부패 문제를 거론하며 이 후보와 범여권이 집중 공격을 가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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