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3만㎡의 추가적인 전시장과 컨벤션 홀의 확장이 이루어지면 필라델피아시 호텔들은 연간 28만 개의 방이 더 팔리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
최근 방문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전시컨벤션센터 재무담당 이사 캐롤 헌트가 자랑스럽게 한 말이다. 지난해엔 총 69만 개의 호텔 객실이 판매됐다고 한다.
필라델피아는 시내 중심부에 7만㎡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엑스코의 6배)가 있는데 전시컨벤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현재 약 7천억 원을 투자해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철강 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때 미 동부의 산업중심이자 역사 교육도시였지만 경제적으로는 글로벌 기업 본사 하나 없는 뒤처진 도시였다. 때문에 도시 재생을 위해 서비스 산업을 적극 육성해왔는데 그 중 하나가 전시컨벤션센터였으며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컨벤션센터는 반경 1.6㎞내에 총 1만여 개의 객실이 구비된 명실공히 국제회의도시다. 컨벤션센터는 대형 주차장이 큰 강점인데, 특이하게 이곳은 주변에 호텔이 수두룩해 많은 투자비와 공간을 차지하는 주차장을 갖고 있지 않다. 방문객들은 인접 호텔 주차장을 이용하고 시민들은 지하철을 이용한다. 전시회는 전문전시회보다 방문객이 많은 퍼블릭쇼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설 갤러리 운영도 활발하다.
수익창출을 위해 식음료 서비스사업을 높은 수수료베이스로 임대해 경영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 미 서부의 L.A. 컨벤션센터는 식음료 서비스사업을 직영, 수익에 큰 보탬이 된다. 미국은 일찌감치 컨벤션센터를 'city in city'라는 하나의 소도시 개념으로 기능을 복합화해 흑자 경영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마카오도 제2의 라스베이거스를 지향하며 카지노, 전시컨벤션, 호텔 관광업을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샌즈 그룹으로부터 24억 달러 투자를 유치, 지난 9월 객실 3천 개의 베네치안 호텔이 오픈했고, 11만㎡의 대형 전시컨벤션센터도 건립됐다. 카지노, 호텔, 공연장, 대형 쇼핑몰 등을 두루 갖춘 대표적 복합공간으로 출범했다. 컨벤션센터는 호텔이 있는 데도 식음료, 케이터링사업을 별도로 직영한다. 단순한 전시 공간 임대 위주로 운영될 경우 수익창출이 어려워, 부대사업을 통해 경영상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버밍햄시도 인구 100만 명의 중소도시지만 영국 최대인 20만㎡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가 있다. 전형적인 복합기능 센터로 연간 180회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전시장, 108개의 회의실을 갖춘 컨벤션센터는 물론, 각종 실내 운동경기를 할 수 있는 1만 2천300석 규모의 경기장(Arena), 오디토리움, 심포니홀을 갖췄다.
심지어 각종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박스 오피스 회사까지 운영, 연간 2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거대한 콤플렉스 내의 푸드서비스는 직영체제로 운영된다. 연중 다양한 이벤트로 6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전시컨벤션 기능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까지 갖춘 대표적 복합전시장이다.
프랑스, 이탈리아도 유사한 형태로 가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의 대형 전시장들도 오디토리움을 갖춰 각종 공연, 행사 공간으로서 잘 활용되고 있다.
엑스코는 확장이 되어도 2만 3천㎡ 규모로 국제 규모에 비해 여전히 작지만, 국내 시장의 협소함에 비추어 볼 때 더 이상 크기 경쟁보다는 특성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공익성에 기반한 고유 기능에 국한해서는 적절한 수익 창출이 어려운 만큼, 세계적인 복합화 추세에 맞춰 부가적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시설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다시 질 높은 전시회와 컨벤션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진흥의 촉매로서 허브 역할을 함과 동시에 도시의 랜드마크적인 다양한 문화 복합 공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김재효 EXCO경영·사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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