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싸움은 출혈경쟁'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최근 상당수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예금금리가 6년여 만에 6%를 초과, '고금리 상품' 경쟁이 끝을 모르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국민통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등 투자상품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쏟아내는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으며 대구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도 '금리 방어'를 위한 전략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수협은행이 이달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6%대로 올렸다. 국내에서 덩치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와인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연 6.05%(1년 만기)의 이자를 쳐준다. 국민은행이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6%대 금리를 지급하는 것은 2001년3월 이후 처음. 자유적립식 적금에 대해서도 3년 만기는 최고 연 6.0%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한국씨티은행도 1년제 정기예금에 연 6.0%, 1년제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 6.10%의 특별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씨티카드나 씨티은행 대출상품의 결제계좌를 씨티은행으로 설정하면 0.1%포인트 금리가 추가돼 정기예금은 6.1%, CD는 6.2%까지 받을 수 있다.
수협은행도 이달 말까지 모두 6천억 원 한도로 1년 이상 예금하면 정기예금은 최고 연 6.0%를, CD는 최고 6.15%를 지급한다.
다른 은행들도 최고 5.9% 금리를 제시, 6%대 진입은 초읽기.
신한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7% 기본금리를 제공하면서 카드 결제계좌를 다른 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변경하면 0.2%포인트를 가산, 최고 연 5.9%를 적용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온라인 공동구매 방식으로 1년 만기 예금에 대해 최고 연 5.9% 금리를 주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결과, 정기예금 가운데 연 6% 이상 이자를 주는 비중은 올 8월 0.3%로 '0%'를 처음 벗어난 데 이어 9월엔 6% 이자 비중이 5.5%로 급증했다. 한은에 따르면 9월까지의 6%대 예금은 만기가 3년 이상인 정기예금으로 1년 만기가 6%대에 이른 것은 2001년 중반 이후 이번 달이 처음이라는 것.
덩치큰 은행들이 금리를 올려대자 대구은행의 경우, 이른바 '네고(고객과 은행간 직접 협상)'를 통해 은행 기여도가 높은 고객에 대해서는 '특별금리'를 얹어주고 있다.
손창호 대구은행 자금팀 차장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대구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5.5%지만 최근 한 고객은 금리협상을 통해 5.8%까지 올려준 사례도 있다."며 "우수고객이라고 판단되면 시중은행 수준인 6%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요즘(5일 기준) 1년짜리 금융채 발행금리가 5.69~5.77% 수준으로, 은행들은 이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6%가 넘는 이자를 고객들에게 쳐주면 사실상 '출혈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은행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대구 유니온저축은행은 5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5.7%에서 5.85%로 0.15%포인트나 올려 시중은행의 예금 끌어들이기에 대한 반격에 나섰으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경쟁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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