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선언 이회창, 박 前대표엔 미소작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 할것임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좌파정권을 바꿔야 한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겨냥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느 날엔가 서로 뜻이 통하는 날이 있을 것"이라며 연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와 대립각을 형성하면서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을 끌어안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것. 하지만 "명분없는 출마"라는 여론을 반전시키기에는 출마의 변이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불안한 이 후보

이 전 총재는 이 후보를 '불안한 후보'라고 했다. 그는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후보의 대북관도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도덕성도 꼬집었다. 그는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며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 점에 관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박근혜 찬미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대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와의 연대가능성과 관련, "박 전 대표가 나를 지지하고 동조해주면 큰 힘이 된다."며 "나라를 구하기 위한 방향과 신념에 있어서 나는 박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엔가 서로가 뜻이 통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렇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가 박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을 함께 만들자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후보 단일화

그는 완주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장에 임하는 장수 중에 중간에 전장에서 빠져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장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언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살신성인(殺身成人)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지지율이 이 후보의 지지율보다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사퇴할 수 있다는 퇴로를 열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향후 정계개편, 총선 등을 염두에 두고 정치권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궁색한 변명

이 전 총재는 '정계은퇴 번복'과 '대선잔금', '차떼기 당' 등에 대해서는 어물쩍 넘어가는 인상이었다. 그는 "대선패배 후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용서를 빌고,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다짐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말씀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 "지난 검찰에서 다 조사된 것"이라며 "이미 조사되고 이미 다 알만큼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