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명박-박근혜 '맞장구'…화합 가능성 커지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의 대선 출마선언을 계기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화합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12일 박 전 대표가 구미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대구·경북 대선 필승대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미' 대회는 한나라당이 이 후보와 박 전 대표의 화합을 과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작품으로 대구에서 열리는 관례를 깨고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박 전 대표의 구미행사 참석의 표면적인 이유는 지역구 행사라는 점. 하지만 대구·경북을 박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자 최대 지지기반인데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대회참석을 외면해서는 안될 입장이다.

더욱이 이 후보의 계속된 화해 움직임에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출마 돌발 변수가 생겼고,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 선언에 따른 친박 의원들의 정권 재창출 위기 의식 등도 있어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상황이 된 것.

이와 관련,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구미행은 한나라당을 구해야 한다는 결심."이라며 "박 전 대표가 구미행사에서 이 후보측에 대한 화합발언을 할 가능성도 어느 때 보다 크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구미행이 이 전 총재와의 연대설을 희석시키는 제스처가 될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강한 소신을 피력해온 만큼 정계은퇴를 번복해 대선출마와 탈당 수순을 밟는 이 전 총재와는 정치노선을 같이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대권과 당권 분리 등 선결 과제가 해결되고,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 대한 진정성 등 '만족할만한 수준'의 카드를 제시하면 이 후보와 박 전 대표의 화합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 전대표측이 이같은 기류에 더욱 힘을 얻은듯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도 박 전 대표에게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회창 변수가 생겼지만 박 전 대표만 끌어안는다면 '게임 끝'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박 전 대표에 대한 조치의 핵심은 이재오 최고위원의 거취 문제다. 이 후보가 7일 이 최고위원 사퇴 문제를 언급하자 이 최고위원은 8일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박 전 대표가 이-박 화해의 핵심으로 거론하고 있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직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고 나왔다. 이 후보는 전날 울산방송 토론회에서 "언행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그래서 결국은 당이 화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의 이같은 조치는 일단 박 전 대표에 대한 이 후보측의 절박성에서 기인한다. 현실적으로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 쪽으로 기울 가능성은 없지만 박 전 대표가 이 후보 지원에 대한 입장표명을 미룰 경우 이 후보쪽 타격이 만만찮기 때문. 박 전 대표와의 화해를 위해 당권·대권 분리 등 이 후보의 추가 조치가 따를 가능성도 크다.

이와 관련, 이 후보측은 "이 후보의 박 전 대표와의 화합 의지에 대해 박 전 대표도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곤기자 lesk@msnet.co.kr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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