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혼 10년 "차이를 알자"

◇ 성격 차이만 알아도 행복해질 수 있다

왜 부부는 10년을 함께 살았는데도 서로를 모르고, 심지어 세상에 자기 배우자 만큼 이상한 사람은 없다고 여기게 될까? 여기에 10년을 살아온 한 부부가 있다. 대학 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한 이들은 세상에 자기들만큼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하는 부부는 없을 것이라 여겨왔다. 하지만 하루 하루 지나며 부부는 서로에 대해 '이런 점이 있었나?'하며 놀라는 경우가 많아졌다. 매사에 남편과 함께 하기를 원하는 아내, 아무리 부부지만 자기 시간도 중요하다는 남편. 재테크를 위해 아파트를 사자는 아내, 쓸데없이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라는 남편. TV 그만 보고 아이들과 놀아주라는 아내, 유일한 휴식시간마저 뺏지 말라는 남편. 이야기 좀 들어주면 어디가 덧나냐는 아내, 결론없는 이야기라면 할 필요도 없다는 남편. 늘 외롭다며 애원하는 아내, 코끼리 하품하는 소리 하지 말라는 남편.

우연한 기회에 성격검사를 하게 된 부부는 깜짝 놀랐다. 남편과 아내가 한 치의 접점도 찾을 수 없는 양극단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아내와 내향적이고 사색을 좋아하는 남편. 이성적이며 논리적인 아내와 감성적이며 직관적인 남편. 아내는 "틀렸다는 말과 다르다는 말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한 때 나 혹은 남편이 뭔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차이를 알게 됐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누군가는 양보해야 살아남는다

한국가정상담연구소 대구지부 이명옥 소장은 "흔히 부부 싸움의 원인으로 성격차이, 시댁과의 갈등, 경제 문제 등을 말하는데 핵심은 사랑이 식었다는 점"이라며 "사랑이 식어 버리면 상대에 대한 기대 수치가 떨어지고 신뢰를 잃게 되며, 그 이후부터는 상대방이 아닌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가령 시댁과의 갈등을 보자. 남편은 "당신이 시댁에 조금만 잘하면 내가 얼마나 당신을 이뻐하고 좋아할텐데, 왜 그걸 못해?"라고 말한다. 이 말에 99%의 아내는 이렇게 대꾸한다. "당신은 처가에 잘했어? 똑같은 부모인데 왜 나만 시댁에 잘해야 돼?" 이 소장은 출발점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부부 관계가 좋으면 자연스레 양가와의 관계도 좋아진다는 것.

이런 이유로 이 소장은 다소 극단적인 처방, 즉 결혼만 하면 효자가 되는 남편에게 불효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남편이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노골적으로 아내 편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 3~5차례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어머니는 스스로 탯줄을 잘라버리게 된다고. 아울러 '적진 속에 혼자 뛰어든 여전사'인 아내는 유일한 우군으로 생각했던 남편의 귀환이 눈물겹게 반갑고,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남편을 대하게 되며, 부부 사이는 다시 원만해질 수 있다는 것. 애정이 회복된 상태로 돌아오고 나면 아내는 굳이 남편이 시키지 않아도(시키더라도 기꺼운 마음으로) 시댁에 잘하게 된다. 이런 선순환은 사위와 처가 관계에서도 충분히 그리고 당연히 적용될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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