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의 창] 감기와 드링크제

복잡한 사회에서 현대인은 대개 지쳐서 피곤해 있다. 약간의 날씨 변화에도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된다. 화내면 기운이 떠서 상기되고 겁을 먹으면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것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운이 지치고 혈액순환이 문란해져 감기바이러스를 밀어낼 힘도 없게 된다.

그러므로 감기는 마땅히 원기부족으로 인한 기운을 보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원기부족에는 영양을 보충해야 된다고 아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영양은 오장육부의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거쳐 비로소 기운으로 되는 것이지 영양을 먹었다고 당장 기운이 되는게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는 약 광고의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과는 여건이 다르기는 하지만 약의 남용 목소리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감기라고 너무 쉽게 시중의 쌍화탕 같은 드링크 제재에 기대를 거는 것은 삼가야 할 것 같다.

쌍화탕 계통은 본래 초기 감기약이 아니다. 쌍화탕에 들어있는 백작약이란 약은 그 성질이 조금 냉하고 수렴하는 기운이 있어 더욱이 우울하고 울체되는 일이 많은 우리 시대에 사람들의 원기를 더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조금 비만한 사람이나 소화가 자신없는 사람은 습기를 더 조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배가 찬사람은 쌍화탕을 장복하면 더욱 습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거니와 감기는 날씨에 따라 그 유형을 달리하니 일률적으로 치료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한의사는 감기 하나에도 감별진단을 하여 치료하도록 6년동안 교육받은 사람으로서 수십종의 처방를 참고하여 치료한다. 감기가 잦거나 오래 끌어 고생하는 사람은 이제는 임시 방편만 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 체력에 대해 인근 한의원에서 상담해 보는 것도 계절질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가정에서도 감기중에는 가볍게 식사하고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따뜻한 생강차와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정 호(테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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