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방 재건술

유방암, 더 이상 여성의 아름다운 가슴을 빼앗아 갈 수는 없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유방암에 걸린 대부분의 여성들은 암세포 제거를 위해 광범위한 유방 절제술을 받아야 했고 그 결과, 환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성의 중요한 심벌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활을 잘 쏘기 위해 한쪽 가슴을 일부러 제거했던 아마존의 여전사처럼 말이다.

당시로선 목숨을 구한 것만도 다행인데 유방 재건술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스런 생각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진단법의 발달과 조기검진의 정착으로 인해 완치율이 높고 수술방법도 피부보존 유방절제술이 시행됨에 따라 '유방 재건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 발생양상과 심리적 상실감=우리나라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률은 서구 선진국에 수준에 달하고 있다. 생활환경과 식습관의 서구화로 여성 9명 중 1명꼴로 유방암이 발생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연령도 점차 낮아져 20대 젊은 여성들에게서도 유방암이 흔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다른 암의 치료와 달리 유방암은 수술 후 갖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부담은 여성으로서의 자신감 상실이다. 유방 절제술을 받은 후 대개의 환자들은 대중목욕탕이나 찜질방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기를 꺼리게 된다. 특히 여성심벌의 상실로 인해 남편이나 남성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경향이 짙다. 또한 옷을 입을 때 맵시도 나지 않고 브래지어 착용에도 불편하게 된다. 그래서 절제된 유방조직을 대신할 유방 재건술이 필요하게 된다.

◆피부보존 유방절제술의 보편화=최근엔 유방암 수술을 할 때 유방 내부의 유선조직(암조직)만을 떼 내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면서 수술 후 유방피부에 작은 흉터만 남게 되거나 거의 흉터가 없이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많은 유방암 환자들은 절제된 조직 대신 유방보형물이나 자가 조직을 채워 유방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피부보존 유방절제술을 선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유방재건에 대해 환자들이 접하는 정보가 부족하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실제로 환자들이 접하는 단편적인 의학상식도 대개는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해 환자들이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유방성형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유방재건에 관한 결정에서 우선 고려할 점은 유방보형물을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가 조직을 이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실리콘 유방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서 비용도 저렴한 편이지만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슴 속에 삽입하는 실리콘 보형물 주변에는 피막이라 불리는 흉터막이 형성돼 '피막구축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재건된 유방의 모양이 부자연스럽거나 형태에 변형되고 딱딱하게 될 수도 있다.

가끔은 염증이 생기기도 하며 보형물이 터질 수도 있어 평생을 마음 졸이며 살아가야 한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유방보형물을 제거해야 하므로 결국은 유방재건에 실패한 꼴이 되고 만다.

◆자가 조직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유방 보형물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피하는 방법이 환자의 자가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자가 조직은 주로 복부지방을 이용하는데 그 이용법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복부 앞을 지나는 복직근육을 완전히 희생하면서 복부지방을 가슴으로 옮기는 '유경 횡복직근 피판술'을 비롯해 복직근육의 일부를 희생해 복부지방조직을 가슴에 이식하는 '횡복직근 유리피판술', 복직근을 온전히 보존하면서도 복부지방 일부만을 가슴에 이식, 거의 원래모습 그대로 유방을 재건하는 '하복벽천공지 유리피판술'이 최신 유방재건술에 속하지만 수술 후 생기는 흉터의 모양이 대동소이해 일반인들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유경 횡복직근 피판술'과 '횡복직근 유리피판술'은 복직근육을 손상시켜 유방을 재건함에 따라 수술 후 복벽이 약해지거나 탈장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복근력의 약화로 인해 복부운동능력도 떨어지고 배가 볼록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도움말=영남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정재호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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