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신서동 '영조 아름다운나날 3단지'에서 여섯 번째 '1080세대공감 도농상생문화한마당'이 열렸다. 행사는 시작되었지만 한산한 모습이 역력했다. 으레 놀이마당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일테지만 그렇지도 못했다. 평일행사라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 몇 번의 방송 끝에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로 가방을 들고 나타난 아이들. 아이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전래놀이도구를 들고 마당을 뛰어다녔다. 제기의 술을 만들고 엽전을 넣어 제기를 만들었다. 두어 번 차보더니 신통치 않던지 옆에 놓인 굴렁쇠를 쥐려고 했다. 초로의 할아버지가 아이의 손을 이끌고 제기를 들었다. 발로 제기를 차기 시작하는데, 하나, 둘, 셋 아이의 신기한 눈이 빛났다. '우리 할아버지에게 저런 실력이 있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발을 땅에 대면서 차는 맨발제기에서부터 발을 땅에 대지 않고 공중에서 차는 개칙구, 양발을 번갈아차는 쌍발차기까지 펼쳐지자 아이들은 하나둘 할아버지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할아버지의 시범이 끝나자 아이들은 제기차기 하나만으로도 시간을 다 보낼 것만 같았다. 아이들에게 제기차기의 유래까지 들려준다면 더 좋은 전래놀이체험이 되었을 법한데, 설명은 없었다. 제기차기를 해본 조영민(12세)군은 "학교에서 제기차기는 해봤지만 할아버지가 직접 차는 걸 보니 제기를 잘 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며 열심히 제기차기를 했다. 시범을 보여준 이영찬 할아버지는 "우리 어릴 때는 편을 갈라서 이걸로 하루 종일 놀았는데, 아파트에 아이들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제기차기는 옛날에 무술을 닦기 위해 '축국'이란 것을 찼는데 털로 싼 가죽 공을 여러 사람이 차서 높은 장대 위의 망 위에 많이 올려놓는 경기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유래가 되어 오늘날의 제기차기로 발전했다.
이날은 특별히 아파트 노인회에서 준비한 앞치마와 머리수건이 부녀회원들의 웃음을 떠나지 않게 하는데 한 몫 했고, 부녀회 차원에서 잔치를 열러 떡볶이, 부추전, 어묵, 김밥 등 푸짐한 음식으로 주민들을 대접했다. 또한 부녀회에서는 그동안 모아놓은 기금과 동대표의 후원을 받아 행사 마지막엔 50여종의 경품 선물들이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부녀회장 최은희(43세)씨는 "주민들의 단합을 위해 푸짐한 경품을 준비해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주민들의 참여가 돋보인 건 노래자랑 시간에 나이 많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많이 참여해 세대공감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85세의 고령인 할머니의 노래솜씨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자 주민들의 감격스런 모습 속에 숱한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아이들과 함께 강강술래로 막을 내렸다. "문지기 문지기 문열어 주소, 열쇠없어 못 열겠네" 노래를 부르며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진짜기를 하다가 대문을 만들어 문놀이를 했다. 역시 세대공감을 위한 행사에는 대동놀이만큼 하나가 되는 프로그램은 없는 듯이 보였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손자 손녀들의 막춤 대결도 인상적이었다.
김영희(한농교류연합상임대표)
◇ 영조 아름다운나날 3단지 부녀회장 최은희
3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은희 회장은 주민들의 단합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주민들의 단합을 위해서 많은 행사를 기획, 주최한 경험이 있으며 특히 1사1촌 맺기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하나 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주민들이 하나 될 수 있는 프로그램에다 친환경 농산물까지 홍보하는 기획이라서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너무 좋다"라며 1080세대공감 도농상생 행사에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또한 아파트 행사에 동사무소와 구청 등 행정 기관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금호강을 끼고 있어 동구의 조용한 강마을에다 세대수 전체가 정남향인 것도 이 아파트의 큰 특징이다. 또한 초,중,고가 모두 인근에 있어 학군도 좋고 무엇보다 주민들의 단합이 잘되어 한울타리에 사는 정다운 맛이 쏠쏠하다며 아파트 자랑이 넘쳐났다.
지난 주 군위군에서 개최한 사과따기체험행사에 아파트 주민 30여명이 자원봉사를 다녀와 농촌 봉사 활동의 새로운 맛을 느꼈다고 한다. 앞으로도 부녀회 차원에서 친환경농산물 장터를 열고 이웃 간의 벽을 허물어 살맛나는 아파트를 만들겠다며 부녀회 활동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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