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보시 중심가 바이짱루(百丈路)에 위치한 현대 국제언어학원. 올해로 생긴 지 6년째인 이곳은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이 학원 원장인 하얼빈 출신 조선족 박진화(31)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닝보를 찾는 대구기업인들을 위해 통역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대구와 닝보시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박 씨의 인생도 통역사에서 학원장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된다.
"2001년 복장 박람회에 참가한 대구 섬유관계자들을 위해 통역을 하다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이 전무하다시피 해 직접 학원을 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초기만 해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막 일기 시작했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 학원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문을 닫을까.' 고심하기도 했던 박 씨에게 다가온 행운은 바로 닝보에 불기 시작한 한류(韓流)바람이었다.
"2004년부터 닝보시 전역에 한류가 불붙는가 싶더니 갑자기 수강생들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만 해도 주로 한국기업에 근무하는 중국인들이 학원을 찾았지만 이때부터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대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60㎞나 떨어진 인근 도시에서 한국어를 배우러 온 수강생을 볼 땐 "가슴이 울컥했다."고도 한다.
시작 초기 30여 명에 불과했던 수강생이 지금은 300여 명이 넘고 한국어 강사만 6명을 거느린 대형어학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내년부터는 프랜차이즈점을 개설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어 학원을 시작하면서 돈도 벌고 지위도 얻은 터라 "한국어와 문화를 중국에 알리는 것이 하나의 사명감처럼 느껴진다."는 박 원장은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이로 인해 중국과 한국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호·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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