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달아오르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와 시민들은 2007삼성하우젠 프로축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성남 일화를 3대1로 누른 포항이 11일 2차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이다. 2차전에서 1골 이내로만 져도 우승하게 되는 포항을 응원하기 위해 포항 구단은 포스코의 지원을 얻어 3천명의 원정 응원을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겁다.
철강과 용광로의 도시인 포항은 과거 뜨거운 축구의 도시이기도 했다. 황선홍, 홍명보, 라데, 이동국 등 스타들이 몸을 담았던 시절의 포항은 2만명 정도의 전용구장이 만원을 이뤄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1992년 우승을 끝으로 더 이상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스타급 선수들이 하나 둘 옷을 벗거나 팀을 떠나면서 축구 열기는 사그라 들었다. 올 시즌 중반만 해도 포항 전용구장의 많지 않은 관중석은 빈 자리가 많았었다.
무명 선수들을 이끌고 연승 행진을 벌인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를 바꿔놓았다. 정규리그 5위에 그친 포항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소림사 관문 통과'식으로 강호들을 잇따라 넘어뜨리는 극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휴화산처럼 잠들었던 포항의 축구 열정을 일깨워 뒤흔들었다. 포항은 11일 오후3시 홈팬들의 열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분당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과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갖는다.
김학범 성남 감독과 자존심이 상한 스타급 성남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두 골 차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홈 경기에서 성남의 전력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배수진을 치고 나선다. 지난해 팀을 챔피언으로 이끌어 지도력이 각광받았던 김 감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파리아스 감독에게 밀려나 자존심에 금이 갔다. 두 감독의 지략 대결과 자존심 싸움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따바레즈의 프리킥과 전진 패스, 최효진과 박원재의 측면 공격 등 공격 경로를 다양화 하면서 성남의 거센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은 "결승은 두 번 치른다. 우리는 한 경기를 이겼을 뿐이다. 2차전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성남은 포항의 공격 출발점이자 주요 공격 경로인 따바레즈의 움직임과 최효진의 측면 돌파를 막는데 주력하는 한편 세트 피스 수비를 다지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성남으로서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 때 다소 부진했던 미드필더 김두현, 이따마르, 최성국, 김동현 등의 플레이가 살아나는 것이 절실하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