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道路 사업 생색·입막음이어선 안된다

새 도로 건설 소식은 언제 들어도 반갑고 신선하다. 뻗어 나가는 에너지와 발전의 이미지 덕분이다. 88고속도로 소식도 일단은 그렇다. 지연되던 확장 공사가 내년엔 시작되리라는 게 그 내용이다. 당초 2010년까지 4차로로 넓히기로 했으나 올 들어서는 확장 자체조차 흐지부지되는 위기를 겪었던 게 바로 이 도로이다.

'대구 4차 순환로' 뉴스 또한 반갑다. 이 순환로는 대부분 구간 건설이 지지부진하던 기간도로망이다. 그러다 올 들어 북부(안심∼강북∼지천 24km) 구간에 국비 건설 쪽으로 돌파구가 열렸다. 그럴 즈음 남부(달서∼범물 8km) 구간 환경 갈등도 해소됐다. 이번엔 마지막 남은 서부(지천∼성서공단 12.7km) 구간 건설까지 추진된다고 했다. 드디어 전 구간 연결 개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업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성 덩어리이다. 4차 순환로 서부 구간 경우 성사까진 숱한 어려움을 겪어야 할지 모른다. 이미 완공된 동부 구간을 시청이 환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민자도로 운영 원칙이 흔들리는 상황이니 여건은 더 나쁘다고 해야 할 터이다. 88고속도 경우 내년 예산안에 계상된 투자액은 2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미 모든 준비 절차가 끝났으나 부지 살 돈조차 마련하지 않는 게 정부 배짱인 것이다. 심지어 정부는 지금까지도 확고한 완공 의지조차 천명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완공을 앞으로 10년 더 기다리라는 식의 정부 태도는 약과일지 모른다.

기본 입장부터 정리하고 일을 추진하길 거듭 촉구한다. 입막음용 찔끔 발표나 되풀이하려 들거나(88고속도), 민자도로 운영 원칙조차 확립하지 못한 채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나서는(4차 순환로) 건 또 다른 문제를 부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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