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혼] 위기를 넘긴 부부들 이야기

처음처럼…우리 다시 사랑할까요

이혼만이 능사일까?

대구지방법원 가정지원 차경환 판사는 "최근엔 젊은 부부들의 이혼이 줄어드는 반면 중년층과 외국인 이혼이 늘고 있다."면서도 "요즘 부부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믿고 대화로 부부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자기 주장만을 펴고 바라기만 한다."고 진단했다. 이혼의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위기를 잘 넘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역지사지

결혼 10년차 부부인 C(41)·D(38·여) 씨는 이혼의 위기를 대화로써 해결했다. 남편 C씨는 개인사업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았다. 부인 D씨는 그런 남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화를 내고 짜증을 냈다. 급기야 D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C씨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야 하고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사업이 번창해서 생활이 윤택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는데도 부인이 바가지만 긁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구지역 한 상담소의 부부상담을 받고 서로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C씨는 "아내가 바가지를 긁는 것은 나의 건강을 위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D씨는 "경기도 어려운데 사업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는 남편의 처지가 안쓰럽게 생각됐다."고 했다. 서로를 이해하면서 불화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C씨는 웬만하면 일찍 귀가하려고 노력하고, D씨는 술 마신 남편을 위해 꿀물을 준비해둔다.

#2. 가장본색

결혼생활 30년을 넘긴 박모(57)·이모(50·여) 씨 부부도 불화의 위기를 넘겼다. 이 씨는 올해 초 박 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이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애쓰는데도 남편은 무심하기만 했다. 가사일도 전혀 도와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혼 요구에 뜨끔했던 박 씨는 "한번만 용서해 달라."면서 "가사일도 도와주겠다."고 했다. 이 씨는 "믿을 수 없다."면서 이혼을 고집했지만 박 씨의 거듭된 사과와 행동변화를 보고 이혼의사를 접었다.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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