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책

▨산나리/박선미 글/이혜란 그림/보리/60쪽/8천 원.

책을 읽다보면 1960년대 경상도 어느 산촌으로 들어와 있는 듯하다. 아이들이 죽으면 가마니에 둘둘 말아 돌무더기로 덮어 준다는 애장골에 피는 산나리에 마음을 빼앗긴 야야는 장독대 옆자리를 비워두고 산나리를 캐러 간다. 하지만 아기 귀신들에게 동무의 신발만 빼앗기고 걸음마 날 살려라 도망을 친다. 놀란 야야에게 엄마는 애장골에 한이 많아 그렇다고 말한다. 그 말뜻을 알지 못하던 야야는 조그마한 아이 순복이의 죽음을 접하고 엄마의 말뜻을 알아간다. 한번도 '순복아'라고 불러주지 못하고 '에취 뽕'이라고 놀려댔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나리꽃이 별처럼 아름답게 피는 것은 순복이와 아이들의 영혼을 닮아 그렇다는 것을 안다.

'깨끗한 마음'이라는 꽃말의 나리에 영혼을 담아가며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따뜻한 성장동화다. 불과 삼 사십 년 전, 우리 네 삶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그림을 통해 출판사 '보리'에서 만 느낄 수 있는 사실성을 맛본다.

▨썩은 모자와 까만 원숭이/카린 코흐 글/앙드레 뢰슬러 그림/윤혜정 옮김/미래아이/59쪽/7천500원.

다 문화 가정이 늘어가는 요즘 독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집단 따돌림과 인종차별 사건을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룬 저학년용 동화이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냉대는 이 책의 주인공 미아와 아바디가 살고 있는 독일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이다. 한국인과 아시아인을 합성한 '코시안'이란 말은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혼혈아를 가리킨다. 우리사회에서 발생하고 있을 일들을 독일의 상황을 통해 이야기하며 지혜와 용기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두 주인공의 우정을 들려준다.

백인 소녀 미아가 돌아가신 증조 할아버지의 낡은 모자를 쓰고 등교한 날, 아프리카에서 흑인 소년 아바디가 전학 온다. 친구들은 자신들과 조금 다르게 생겼다고 아바디를 까만 원숭이, 연탄장수, 깜둥이 라고 놀린다. 하지만 편견 없는 눈을 가진 미아는 멋진 머리카락과 반들반들한 피부,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바디와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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