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치권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의 전날 통화내용이 무엇이었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박 전 대표에게 '이재오 최고위원의 전격 사퇴'라는 화해 메시지를 던진 이 후보와 박 전 대표 간의 직접 통화였기 때문.
그러나 이날 두 사람 간의 통화내용에 대한 양측 전언이 다소 엇갈렸다. 이 후보 측에서는 이 후보가 12일 구미에서의 필승결의대회 참석을 요청하자 박 전 대표가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열심히 도울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전한 이 후보 측근은 "구체적으로 쓰지는 말아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 전 대표와 화해를 시도하고 있는 마당에 '언론플레이나 한다.'는 오해를 받으면 안된다는 뜻에서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박 전 대표 측에서 통화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의 '도와달라.'는 데 대해 부정적으로 답변했다는 것.
박 전 대표 측근은 통화내용과 관련, "이 후보가 만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박 전 대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구미대회 참석에 대해서도 '대구만 갈 수 있겠느냐. 행사를 잘 치르십시오'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전 대표 측이 통화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자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 측의 의도가 뭐냐."는 반응이었다. 자신의 지역구 행사나 마찬가지인 구미대회에 대해 '잘 치르라.'는 식으로 넘어간 데 대해서는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 같은 박 전 대표 측 태도에 대해 이 후보의 완전한 항복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대권을 제외하고 당운영은 물론 내년 공천권까지 모두 넘기라.'는 공개적 압박이라는 것. "그럼 각서라도 쓰라는 얘기냐."는 이 후보 측 반발이 곧바로 뒤따랐다.
이 후보가 그동안 박 전 대표 측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의도와 달리 주위 측근들의 '오만'과 '독선'은 박 전 대표 측을 부글부글 끓게 했고 '이회창' 변수를 활용, 박 전 대표 측이 앙갚음할 만도 하다. 양측의 갈등의 끝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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