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돈' 정당하게 벌어 정당하게 쓰자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최고의 가치를 부여한다면 어떤 상품을 꼽을 수 있을까?

물론 사람에 따라 객관적 판단이 다를지 모르지만 누가 뭐래도 단연 '돈'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고대 무덤에서 간혹 출토되는 明刀錢(명도전) 같은 화폐가 칼 모양으로 생긴 것이 있어서인지 고려 말까지 錢(전)과 刀(도)는 돈의 의미와 같이 쓰였으며 조선시대 한글이 창제된 후 '돈'으로 부르는 명칭이 통일되지 않았나 한다.

예나 제나 부자나 가난뱅이, 늙은이, 젊은이, 가릴 것 없이 돈을 많이 벌어 보려고 노력하는 인간이라는 속물들로 이 지구는 항시 바쁘다.

몇몇 성직자나 아무리 노력해도 돈이 모아지지 않아 포기한 사람 외에는 돈 때문에 혈안이 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돈'이라는 것이 모으고 싶다고 모아지는 것이 아니라 모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되는데 그 통로는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정당한 노력과 상품의 대가로서 생기는 것이 있고, 또 하나는 정당한 노력과 대가 없이 돈을 버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때문에 늘 말썽이다. 정당한 노력과 대가 없이 돈을 차지하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신문지상의 사회면은 '돈' 문제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거의 모든 사건 사고의 발단과 시초는 돈 때문에 시작이 되고 결국 돈으로 종결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일상의 단면이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이 돈을 칼 刀(도)자를 쓰는 이유 중에 하나는 돈을 칼처럼 잘 사용한다면 일상생활에 요긴하게 여러 용도로 편리하지만 이것을 잘못 사용했을 때는 자기 스스로를 다치게 하고 상대를 상처 입게 하는 칼과 같다고 칼 도자를 쓴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돈이 없는 현대 사회는 생각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통용되는 돈이 없이 물물교환으로 오늘을 산다고 가정해 보면 어떤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질까?

최근 아프리카 탕가니카 호수를 여행한 사람의 얘기 한 토막. 그는 호수를 건너려고 조그마한 조각배가 필요해 배주인 하비드를 만났는데 그 대가로 상아를 요구했다. 그는 상아를 가지고 있는 살리브에게 갔는데 그 사람은 면화를 요구했다. 다시 면화를 가진 가리브를 찾아서 얼마의 면화를 요구하니 가리브는 철사를 요구했다. 다행히 여행객에게 가지고 있던 철사를 주고 면화를 바꾸고 다시 상아를 바꾸어 배를 빌릴 수 있었다니….

자기가 필요한 것을 상점에 가든지 돈으로 해결하면 간단한 것을 그 무거운 물건을 들고 빠르게는 하루, 아니 어쩌면 며칠을 허비해야 할 판이다. 이런 불편함을 '돈'이 해결해 준다. '돈'은 언제 어디서고 필요한 것을 도깨비 방망이처럼 사용할 수가 있으니 진정 인간이 발명한 최고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중국 속담에 "돈은 바늘로 모은 흙처럼 와서 물에 밀려 떠내려가는 모래처럼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모으기는 어렵지만 떠날 때는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 돈이다. 우리 모두 돈은 정당한 방법으로 모으고 생명과 명예까지 잃는 우매한 짓거리는 하지말자. 캐로라인 제도의 앱섬의 주민들처럼 은행에서 금고도 없이 야자수 나무 그늘 아래 돈을 아무렇게나 쌓아두어도 도둑이나 강도가 없다면 얼마나 천국 같은 나라일까? 크기가 작게는 자동차 타이어 크기에서 지름이 3~4m 나 되는 돌을 돈으로 사용하다 보니 그들은 돈의 소지 그 자체를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다.

최근 청와대 한 고위층 인사처럼 30여 년간 깨끗한 공직생활을 하느라 자신은 제대로 먹고 써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과연 돈 때문에 저렇게 추락할 수가 있겠는가. 천문학적 수치의 나라예산을 만지느라 그런지도 모르지만 10억이라는 돈을 꼬리 흔드는 삽살개에게 떡 조각 던져주듯 해서야 되겠는가!

서민들이 단돈 천 원 때문에 겪는 생활의 어려움을 그분은 아시기나 하겠는가.

노원조 경북동부지역경영자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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