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활성단층(Capable Fault) 지역에 세워진 불국사가 약 1천 년 동안 지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지형적 특성을 감안한 내진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북대 지리학과 황상일 교수는 최근 대한지리학회지에 발표한 '불국사 지역의 지형특성과 불국사의 내진구조'란 논문에서 불국사의 서쪽과 남쪽 기단부 돌축에 '그렝이법' '결구' 등 다양한 내진공법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웅전 남회랑 돌축과 석가탑 하부구조 등은 울퉁불퉁한 자연석 위에 맞닿는 면에 다듬은 돌을 얹는 '그렝이법'을 적용했고, 청운교와 백운교에는 목조건물 기법으로 돌을 짜맞추는 방식인 '결구'가 사용됐다는 것. 이 같은 내진 구조는 지진에너지를 흡수한 뒤 분산 또는 소멸시켜 상부 구조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황 교수는 또 불국사 반경 600m 안에 기존에 알려진 활성단층 3개 외에 경내 밑을 지날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 하나를 더 발견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지진이 30여 회나 되기 때문에 불국사를 설계한 사람들도 지진이 구조물에 영향을 미칠 것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영향을 막기 위해 건축물에 다양한 내진공법을 고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지질학계에 따르면 불국사가 자리 잡은 토함산을 포함한 경주-울산을 잇는 울산단층은 지진 활동이 활발한 국내 대표적인 활성단층 지대로, 200년 단위로 지진활동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석가탑이 8세기 중후반 창건 이후 중수된 것도 1024년 중수기(重修記), 1038년 형지기(形止記) 등을 살펴볼 때 지진으로 인한 붕괴가 중수의 원인이라는 학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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