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 향한 이명박의 '공개 구애'는 결실을 맺을 것인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11일 박근혜 전 대표를 '정치적 파트너' '소중한 동반자'라며 최대한의 예우를 표했다. 박 전 대표는 12일 나흘간의 칩거를 마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이 후보 측은 박 전 대표가 긍정적 신호를 보낼 것을 갈망하고 있다. 바람대로 되면 양측 갈등은 봉합수순을 밟게 되지만 박 전 대표가 경선 승복 후 계속해온 원론적 입장 표명에만 그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박 간의 화해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의 기자회견으로 화해의 단초는 마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단 지난 나흘간 일체의 입장 표명을 않던 박 전 대표가 이 후보 기자회견 다음날 입장 표명 의사를 밝힌 것만 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박 전 대표는 11일 오전 이 후보 기자 회견문을 전달받은 뒤 "(내가 말하기 전에) 반응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측근들에 함구령을 내렸다. 박 전 대표는 12일 자문교수단과의 오찬회동 전 자택을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기자들에게 이 후보 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이날 구미에서 있는 대구·경북필승결의대회에 자신의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을 보낸 것도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 자신은 다른 행사와의 형평성과 선약 등을 이유로 불참하지만 비서실장인 유 의원을 보내 전날 기자회견에 대한 성의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대구·경북 친박 쪽 의원들도 이날 행사에 대거 참석해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박 전 대표의 선택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점도 화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요인이다.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해온 박 전 대표 입장에서 경선에서 뽑힌 이 후보를 외면하고 이회창 전 총재 지원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지지하더라도 이 후보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와 줄다리기를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좀 더 시간을 끌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중으로 이 후보가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투자자문회사 BBK 주가조작 의혹의 김경준 전 대표가 17일 귀국을 하고 오는 25, 26일 이 전 총재의 후보 등록 여부가 결론나기 때문에 아직 박 후보는 최대한 버티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를 둘러싼 네거티브 공세가 계속되고 있고 낙마가능성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 손을 잡는 것이 아직은 이르다는 판단도 일부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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