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2일 이회창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하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명박 후보가 정치적 동반자로 규정한 박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을 어떤 식으로 해 나갈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입장 발표'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고대했던 이 전 총재의 바람을 한 순간에 물거품을 만들었고 이 후보에게는 천군만마 같은 원군이 됐다. 당내에서는 8·19 경선때 '아름다운 승복'에 이어 재차 '박근혜의 힘'이 과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차량 안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소식을 듣고 "고맙고 잘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구미행사에서도 "박 전 대표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렇다면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요구를 어떤 식으로 수용할까. 다소 과장해서 말하면 대권을 제외한 모든 것을 넘겨줄 정도의 양보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당 개혁방안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대로 하면 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내년 총선 공천권에 대해서도 '승자독식'은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따라서 이 후보측의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천권에 대한 양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이 후보도 지난 11일 회견에서 당권-대권 분리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선대위 합류도 예상된다. 이 후보측은 서청원, 최병렬 전 대표 등에 선대위 고문직을 제의했다. 이 후보측은 "두 분은 양측 갈등 해소에 공이 큰 만큼 당연히 모셔야 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이 후보의 박 전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공들이기도 예상된다. 이미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강재섭 3자회동을 거부했기 때문에 박 전 대표를 직접 상대해야 한다. 조만간 이 후보, 박 전 대표간 회동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후보로서는 박 전 대표의 '정도가 아니다.'는 발언으로 이회창 전 총재가 제압됐기 때문에 남은 BBK 주가조작 의혹 위기국면을 넘기 위해서도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래 저래 박 전 대표의 주가는 '상종가'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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