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협박 전화, 斷食항의, 계란 봉변까지

어제 대구를 찾은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계란이 날아들었다. 대선 주자마다 앞다투어 찾아가는 서문시장에서다. 깨진 계란을 맞은 이 후보의 얼굴은 딱해 보였다. 이 후보 또한 예상치 못한 봉변에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서 잡힌 30대 남자는 "경선을 거치지 않고 출마한 데 화가 났다"고 경찰에 말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40대 남자가 이 후보 사무실에 공기총 살해 협박 전화를 걸었다 경찰에 잡혔다. 이 후보 출마는 분열을 초래해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게 범행 동기라고 한다. 두 사건 모두 충동적 해프닝으로 보아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후보 본인은 정치적 고향이라 믿고 의지하는 대구에서 달라진 민심과 맞닥뜨리고 여러 생각이 오갔을 것이다. 겉으로야 태연해 했지만 귀경길의 심사는 복잡했을 것이다.

그가 출마 선언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났어도 '왜 저럴까' 하는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간 갈등의 반사이익을 기대했겠지만 이미 물건너간 일이다. 박 전 대표는 그의 출마가 正道(정도)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그 뒤 대구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등하던 지지율은 50대20으로 확 기울었다. 호남과 충청에서 상승세라 하나 역선택 거품이 끼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이명박 후보가 두 배 이상 앞선 판세에서 20%를 밑도는 지지율 2위를 갖고 미련을 피우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어떡하든 한나라당 실수만 쳐다보는 사람 같다.

그의 사람이었던 권철현 의원은 6일째 출마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중이다. 그는 "(저렇게 돌아다니는 이 후보가) 불쌍하다"고 했다. 모든 걸 떠나 무소속 출마는 책임정치와 거리가 멀다. 그래서 국민은 무소속에 표를 몰아준 적이 없다. 미국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전무하다. 이 후보는 민주주의 기본인 정당정치마저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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