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듯 불그스레한 나뭇잎 사이로 늦가을의 햇살이 비치는 덕천골 '참소슬마을'의 풍경은 고즈넉하다. 어느새 온몸을 감싸던 잎들은 발 아래로 내려보내고 까치밥만 머리에 잔뜩 이고 있는 커다란 감나무를 보노라면 어릴 적 외갓집을 찾은 듯 저절로 마음이 넉넉해진다. 특히 송소고택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꽃담, 헛담, 우물, 굴뚝, 아궁이, 문고리, 창살 등 하나하나에서 옛 선현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농촌이 공동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 이곳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된 뒤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편한 것 화려한 것이 넘쳐나는 도시의 사람들이 다시 농촌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체험객은 계절에 맞는 농사체험을 하면서 농촌의 소중함과 농부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컴퓨터게임에 몰두하던 아이들과 사과를 따면서, 오솔길을 걸으면서 많은 대화도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고향을 잊고 지내던 부모세대들은 흙을 만지고 모닥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면서 옛 향수와 더불어 마을 어딘가에 어렸을 적 타임캡슐을 묻어 둔 것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참소슬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마을인 탓에 아직 능숙한 체험프로그램 진행자도 없지만 관광마인드 함양교육을 이수하고,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지역음식 재현을 위하여 전통음식 조리법도 배우고 있다. 또 마을을 찾는 체험객들에게 작은 정성을 담은 농산물을 준비하여 선물할 계획도 있다. 인정이 그리운 현대인에게 훈훈한 정과 인심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을이 되길 바란다.
김용식 청송군농업기술센터 생활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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