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연(42·여·대구 북구 복현2동)
사과따기 체험에서는 신선한 사과의 감촉에 손끝이 시릴 정도였고 저녁밥상에 오른 약수 백숙을 먹을 때는 모두가 수저랑 입맞춤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장작불로 군불을 지핀 온돌방은 하루의 피로를 싹 씻어줄 정도로 뜨거워 문을 반쯤 열고 잤답니다. 늘 느끼는 사실이지만 회생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농촌의 현실 앞에 제가 해야 할 일은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는 길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시혁(41·대구 달서구 도원동)
솔직히 농촌이라면 어설픈 동네 어귀와 황량한 농지와 가꾸지 않은 촌로들의 반김뿐이리라 생각했는데 2007년의 우리 농촌은 달랐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이번 행사에서 받은 명예주민증을 잘 모셔두라고 했습니다. 그 마을에 다시 가면 어르신들께 "못 잊어 다시 왔습니다. 잊지 않으셨겠죠?"하며 보여드리려고요. 아름답고 보드라운 땅 한 평 제대로 밟아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거룩한 토지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영옥(45·여·대구 달서구 진천동)
하룻밤을 묵은 초전댁 마루에 서니 저 멀리까지 확 트인 것이 참으로 평화로웠습니다. 마당에 나서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이 반짝이며 반겨줍니다. 어린 시절 외가에서 봤던, 꿈에도 잊을 수 없던 그런 아름다운 별밤이었습니다. 송소고택에선 99칸 대저택을 하나하나 눈 속에 마음 속에 담았습니다. 정말 그곳에서 마냥 살고 싶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김경자(47·여·대구 북구 대현1동)
농촌체험을 신청하고 나서 소풍가는 아이처럼 기다렸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마을은 젊은이가 없어서 조금은 씁쓸했지만 마을 어르신들의 열정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양수발전소 견학은 저희 아이게 참 좋았나 봅니다. 평소에는 일기를 서너 줄만 쓰던 아이가 한 장을 다 채웠어요. 지난해부터 농촌체험을 몇 번 다녀오는 동안 키만큼 마음도 많이 자란 것 같습니다.
■박해식(43·여·대구 달서구 용산동)
나이가 들어갈수록 단풍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살아서 볼 날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나요? 꼭 그런 건 아닐 테지만 올해 유난히 단풍이 고와보입니다. 엄마 욕심에는 아이들이 창밖으로 펼쳐지는 가을색을 좀 봐줬으면 싶지만 그저 친구들이랑 종알거리기에 바쁘네요. 까치밥치고는 너무 많은 주홍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마을에 피어오르던 저녁밥 짓는 연기와 구수한 흙냄새가 다시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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