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은 최근 외국인 선수 1명씩을 바꿨다. 오리온스는 허리 부상을 당한 로버트 브래넌의 일시 대체 선수로 제러드 지를 데려왔고 삼성은 타이론 샐리 대신 빅터 토마스를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 1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첫 선을 보였지만 활약상은 극과 극이었고 이로 인해 경기의 향방도 결정됐다.
프로농구 무대에서 전력상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2명 중 1명의 기량이 많이 떨어지면 국내 선수들이 분전해도 경기가 힘들어지기 마련. 이날 오리온스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동준이 리바운드 8개를 따내긴 했지만 두 외국인 선수가 번갈아 골밑을 공략한 삼성의 공세를 막아내긴 힘들었다. 제러드가 리온 트리밍햄의 짐을 덜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래넌은 공격 실수가 잦긴 했으나 골밑 싸움에서 강점을 보인 데 반해 제러드는 이날 경기에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움직임이 너무 둔해 수비에서 상대 공격수를 제대로 쫓아가지도 못했다. 아직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실망스런 모습. 앞으로도 그의 활약에 물음표가 달리는 이유다. 이날 그는 4점을 넣으면서 리바운드는 1개도 건지지 못했다.
반면 일단 삼성의 새로운 선택은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2003-2004 시즌 창원 LG에서 뛰면서 평균 23.4점, 7.9리바운드를 기록했던 토마스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오리온스 진영을 누볐다. 특히 1, 2쿼터에만 25점을 넣으며 삼성 공격의 선봉에 섰다. 토마스의 성적표는 38점 8리바운드 4블록슛.
이날 오리온스는 1쿼터 중반까지 삼성과 대등하게 맞섰지만 이후 이상민의 손을 떠나 토마스와 테렌스 레더(23점 12리바운드)로 이어지는 공격을 차단하지 못해 93대106으로 패했다. 이상민은 8점을 넣는 데 그쳤으나 어시스트 12개를 배달하면서 삼성 공격의 물꼬를 텄다.
2쿼터로 접어들면서 오리온스는 급격히 무너졌다. 2쿼터 5분이 지나도록 오리온스가 넣은 골은 하나 뿐. 패스는 제대로 돌지 않았고 슛도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그 사이 삼성은 토마스가 14점을 쏟아 부은 데 힘입어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2쿼터가 종료됐을 때 오리온스는 이미 34대57로 뒤져 있었다.
3쿼터 들어 오리온스는 추격을 개시해 한 때 57대68로 따라붙기도 했으나 이내 삼성에 반격을 허용, 승부의 추를 되돌리지 못했다. 트리밍햄(19점 4리바운드)이 앞장서고 정재호(22점 8어시스트), 이동준(19점 8리바운드), 오용준(16점)이 뒤를 받쳤으나 트리밍햄이 4쿼터 초반 5반칙으로 물러난 데다 제러드의 부진으로 오리온스의 골밑은 계속 뚫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원주 동부는 홈팀 서울 SK를 101대76으로 대파, 종전 기록(1997-1998시즌 원주 나래·12경기)을 뛰어넘어 11경기 만에 프로농구 역대 최단 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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