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중략)~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이 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김윤식)소월님의 '초혼'이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부르는 이름에는 산자를 부르든, 망자(亡者)를 부르든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소월님의 시제(詩題)인 초혼(招魂)은,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부름으로써, 그 사람을 소생시키려는 무속적인 전통의식에서 시적인 착상을 하여, 간절한 소망을 통한 사별의 한을 노래한 시이기도 하다.
사람은 죽어서도 이름은 남아있다. 이름은 부르는 것이고, 다른 사람과 구별하기위해 부르는 것이 이름이다. 생자(生者)는 부르는 이름의 소리를 인지(認知)하고, 대답을 하거나 뒤돌아본다. 부르는 이름의 소리를 듣고, 한자, 한글, 영문자등 각종문자를 확인하여 대답을 하는 경우는 없다. 소리는 녹음기와 같은 전자장비가 없이는 보관이 되지 않기에 문자가 발명되었다. 문자는 의사소통을 위한 시각적(視覺的)인 기호 체계로서, 한자와 같은 표의 문자와 한글 따위의 표음문자가 만들어진 것이다.
음향음성학(音響音聲學)이나 음성심리학(音聲心理學)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의 성명학에는 딱히 사람의 이름을 작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생겨난 한국의 작명법이 중국의 한자부수와 획수로 길흉을 점치는 방법이 생겨났고, 재래식 작명법이기는 하나 지금도 사용 되고 있다. 한자부수(漢字部首)의 작명법은 사주(四柱)를 풀어 오행(五行)에 水가 부족하면 한자부수가 水인 못 택(澤)자를 사용한다던가, 또는 사주를 무시하고 한자획수로, 남자는 21, 23수가 좋고, 여자는 21, 23수가 나쁘다는 등 한자획수로 작명을 하나 한자의 뜻과 획수에는 생동력이 없다.
소리에 기뻐하고, 소리에 감동하고, 소리에 놀라며 반응하는 것이 사람이고 동식물이다. 사람의 부르는 이름에서 소리가 중요한 것도 생동력이 있는 울림의 반응이며, 한자와 한글의 모양이나 그 획수를 시각적으로 느끼고, 감성적(感性的)인 반응을 문자(文字)에서 느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자(漢字)를 국자(國字)로 사용하는 중국에서도 이름을 한자의 부수나 획수로 지어야한다는 정통한 작명서적을 볼 수 없으며, 현재 중국의 주석인 '후친타오' (胡錦濤)의 이름두자가 34획으로 불구, 단명, 불의의 재난을 당하는 수리라고 하나, 아직도 건재하다.
신생아가 태어나 세상에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 빛과 어둠, 그리고 소리일 것이다. 신생아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소리는 주변의 생활소음과 반복해서 들려오는 이름소리이며, 그 이름소리에 따라 성격이 다르게 형성되는 것이다. 부르는 이름의 소리는 나만을 위한 짧은 음악이라 했다. 이 소리가 운명을 좌우하는 성격을 형성하니, 작명할 때에는 문자보다 좋은 소리의 음운(音韻)을 선택하는 것이 성명학이다.
이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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