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주가 뚝 떨어지는 환절기가 되면 자주 코가 막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코가 막히는 원인은 대개 코감기를 비롯해 코에 생긴 염증으로 코 점막이 붓는 비염과 축농증(부비동염), 물혹(폴립), 코중격(코 안 좌우를 나누는 연골과 뼈 사이)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비중격 만곡증, 종양 등이 있다.
이 중 계절 특성상 코가 막히는 가장 흔한 원인은 코감기이다. 급성비염의 일종인 코감기는 바이러스가 염증이 일으킴에 따라 코 점막이 붓고 콧물 같은 분비물이 증가해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경우이나 원인치료를 통해 증상은 쉽게 치유된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코가 막히는 원인으로는 알러지 비염을 포함한 만성 비염, 만성 부비동염, 비중격 만곡정 등이 있으며 특히 소아의 경우 코 안의 염증 뿐 아니라 목과 코 사이 에 있는 편도선(아데노이드)이 상습적인 코막힘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갑상선 질환, 혈압 강하제 같은 약물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당장 눈앞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처방전 없이 코 안에 뿌리는 혈관 수축제 같은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만성비염=크게 알러지성과 비알러지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원인은 매우 다양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시경 검사, 피부반응검사, 혈액검사 등이 필요하다.
알러지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 항원에 대해 몸이 특이한 면역반응이 원인이며 이러한 면역반응은 혈액 내 특이 면역단백질(IgE)에 의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알러지성 비염 환자들의 혈액에는 특이항원에 대한 면역단백질이 높은 수치로 존재하며 유전적 경향이 짙다.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있는 계절성 알러지 비염은 쑥이나 잔디 등 풀과 꽃가루, 자작나무 등의 나무 꽃가루가 원인이 되기도 하며 발작적인 재채기가 특징이다.
그러나 연중 증상이 있는 통년성 알러지 비염의 가장 흔한 항원은 집멎지 진드기와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직물류의 보풀, 담배, 식품 등 생활 주변 모든 물건이 항원이 될 수 있으며 심지어 최근에는 바퀴벌레도 중요 원인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항원들이 환자에게 노출되면 IgE의 면역반응으로 조직 내 비반세포로부터 히스타민이 분비되고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환절기에 특히 더 심해진다.
대표적인 통년성 알러지 비염의 증상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이 주로 나타나며 심한 경우 눈부심, 과도한 눈물,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우선 기관지 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을 함께 앓는 지를 감별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먼저 회피요법으로 원인물질을 피하고 항히스타민제와 국소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쓰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코막힘에 대해 수술이나 면역요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알러지 비염은 일시적인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원인물질을 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후성 비염=코 안엔 코선반(비갑개)이 3개 있는데 이 중 가장 아래 부분 코선반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는 상태로 코가 막히는 가장 많은 원인 중 하나이다.
비후성 비염은 만성비염이 장기간 계속되거나 비중격 만곡증, 만성 부비동염이 있을 때, 또는 혈관수축제를 다량 오랫동안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다.
주로 밤에 코막힘이 더 심하고 지속적인 호흡장애가 있을 수 있다. 코선반 앞쪽이 비대하면 숨을 들이 쉴 때, 뒤쪽이 비대하면 숨을 내쉴 때 장애가 생긴다.
더불어 후각 이상, 콧소리, 콧물, 두통, 수면장애가 동반되며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고 가래의 양도 많아진다. 합병증으로 눈물샘의 염증, 눈 결막염, 이관염증, 인후두 염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일정기간 약물치료가 효과를 보지 못하면 수술요법이 필요하다. 최근에 비갑개 점막을 보존하면서 지나치게 비후한 뼈와 연골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비갑개 성형술이 시술되고 있다.
◆비중격 만곡증=코 양쪽은 가르는 칸막이 역할을 하는 비중격은 보통 반듯한 경우가 드물고 약간씩 기울거나 휘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면 코의 기능적 장애가 생겨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
주로 구부러져 있거나 튀어나온 쪽 코막힘이 심하지만 넓은 쪽이 막힌다거나 양쪽이 번갈아 막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 경우 부비동염 같은 만성 코 질환이 없으면서 항상 코가 막히고 목에 가래 같은 것이 있다고 느끼면 비중격 만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비중격이 굽으면 평소 코를 통해 시원하게 숨을 잘 쉴 수 없을 뿐 아니라 가벼운 감기에도 코가 완전히 막히기 일쑤다. 여기에 심한 코골이, 수면장애, 주의력 산만, 코 주위 염증, 기억력 감퇴 등이 수반되기도 한다.
치료는 코 구조의 이상 때문에 약물로 교정할 수 없으며 비중격 성형술로만 가능하다. 수술은 대개 부분마취를 통해 1시간 정도 걸리며 콧구멍을 통해 시술하므로 외부 흉터는 남지 않는다. 특히 비중격 만곡으로 인해 보상적으로 하비갑개나 중비갑개가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비후성 비염의 수술이나 코뼈가 휘어진 코성형 수술을 동시에 교정할 수도 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예미경 교수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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