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 귀국에 맞춰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 끌어안기를 구체화했다.
지난 12일 "이회창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고 말해 이명박 후보 손을 들어준 박 전 대표 예우를 위해 후속 조치에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먼저 박 전 대표 측근들의 당 선대위 합류를 구체화했다. 한나라당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상임고문이던 서청원, 최병렬 전 대표를 당 선대위 상임고문에 임명했다. 다음주 당 10주년 기념주간에 이들 두 사람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또 경선 때 박 전 대표를 도왔던 강창희 최고위원도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박 전 대표를 위해서는 여의도 중앙당사 8층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 중이다. 당 선대위 상임고문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박 전 대표에게는 다른 상임고문들과 달리 별도의 사무실이 마련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나오시든 안 나오시든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놓으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박 전 대표 예우가 이 후보의 뜻임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이 같은 예우는 김경준 귀국과도 연관돼 있다. 한나라당이 서둘러 박 전 대표 예우에 나선 것은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지원 사격을 바라는 동시에 대선이 BBK 정국에 휩싸일 우려를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지난 12일 나흘간의 칩거 끝에 '이회창 후보의 대선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는 한마디로 이 후보의 대선가도에 큰 힘을 실어줬다. 당시 이 후보 측에서는 "김경준이 귀국한다고 하더라도 박 전 대표가 나서면 BBK 의혹은 정리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말들이 돌았다. BBK와 관련해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거세질 경우 박 전 대표가 나서 경선 때 이미 BBK 관련 의혹을 모두 검증했다고 하면 이 후보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라는 것.
이 후보 "(박 전 대표는)김경준이라는 한 사람의 말에 대선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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