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대선 출마선언 이후 서민 행보에 올인하고 있다. 진짜 서민을 대변하는 걸까? 아니면 대선 전략상 서민 행보를 하는 걸까?
일단 주변에선 이 후보가 예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 방문 때는 재활원을 찾아 몸이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는 박영웅(23·뇌병변 장애) 씨를 일으켜 세우며, "힘들더라도 잘 참고 운동해야 해."라며 따뜻하게 안아줬다. 또 담당자에게 "박 씨가 뭘 좋아하느냐."고 물은 뒤, "영웅아! 앉을 수만 있으면 피아노도 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둘러보며 볼에 얼굴을 비비고 한 명 한 명씩 이름을 불러주며'힘 내라.'고 손을 꼭 잡아줬다.
자갈치 시장에서도 이 후보는 굴을 팔고 있던 아주머니가 이쑤시개로 굴을 찍어 입에 넣어주자 자신도 굴을 찍어 아주머니의 입에 넣어주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15일 서울 노량진 고시촌에선 1천500원짜리 잔치국수를 먹으면서 힘들어하는 취업 준비생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신경을 썼다.
한 젊은이가 찹살떡을 건네며"12월 19일 꼭 합격하시라."고 하자, "이걸로 건배를 하자."고 제안해,'찹쌀떡 건배'를 하기도 했다.
앞서 13일 대구 방문에서도 서문시장 방문 등 서민행보를 이어갔다. 다음 날 부산으로 떠나기 전 대구의 한 여관에서 잠을 자 예전 두 차례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16일엔 고향 충청도로 발걸음을 옮겨 3박 4일 동안 '제2차 지방순회'에 돌입했다.
정치권은 "이 후보가 앞으로도 대선일까지 서민들과 약자를 중심으로 한 서민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거리다. 귀족 이미지가 굳은 이 후보의 서민행보 진정성 여부는 결국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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