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순국선열 희생정신 되새기자

우리들이 즐기며 삶의 터전이 된 이 땅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의 뒤안길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룩된 것이다. 특히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려야 했던 수많은 순국선열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 땅에서 우리의 삶이 존재하고 있다.

순국선열, 그들은 누구인가? 1907년 고종황제의 밀사로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돼 우리의 입장을 호소하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자결한 이준 열사,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 역에서 살해하고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 우리고장 안동 출신으로 을사오적의 처형을 요구하는 상소를 올리고 1910년 나라가 망하게 되자 24일간 단식하며 죽음으로 항거한 순국지사 이만도, 항일투쟁으로 무려 17회의 옥고를 치른 민족 저항시인 이육사, 류관순 열사 등이 바로 순국선열들이다. 일제 36년간 치욕의 역사를 가진 우리들이지만 이들 이 있었기에 민족의 자존을 지킬 수 있었고, 조국의 광복을 찾았다.

지난 17일은 제68회를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었다. 해마다 순국선열의 날에 기념식을 하고 순국선열들을 추모하는 행사들이 거행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 중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 우리들이 기념식을 거행하고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단순히 지나간 역사의 회상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 더욱 발전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함일 것이다.

지난 20세기 외세가 밀물같이 밀려드는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의 지도층은 분열과 파벌싸움에 혈안이 돼 나라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여 전 국민의 고통의 신음소리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렸고, 일제의 잔혹한 고문과 총칼아래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한때의 일이 아니라 현재 이라크, 소말리아, 수단, 아프카니스탄 등 세계 곳곳에서 국민들을 고통의 질곡으로 내모는 일들이 수시로 발생되고 있다.

올 12월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자들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국민들을 행복하게 살게 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최고의 자리인 대통령직에 책임을 질 후보들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오히려 상대 후보들의 약점을 들추어내어 상대편을 깎아 내리는데 더욱 열중하는 듯하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대통령 후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하여야 했던 순국선열들의 삶을 더듬어 보고, 그들의 희생정신을 되새겨 진정 이 시대에 우리들이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호열 안동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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