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땀 흘린 끝에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프로 스포츠 무대에 발을 디딘다. 때문에 형제가 모두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경우 그들이 뛰는 모습은 더욱 눈길을 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형제는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에서 뛰고 있는 이동준(27·미국 이름 다니엘 산드린)과 울산 모비스 입단이 확정된 그의 형 에릭 산드린(29). 형제는 한국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함께 농구를 했지만 이동준이 귀화한 반면 형 에릭은 아직 외국인(미국) 신분이어서 국적이 다른 친형제가 각각 다른 팀에서 뛰게 됐다.
이동준은 탄력과 힘이 좋아 외국인 선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설익은 모습. 국내 선수라면 탐이 나지만 외국인 선수로서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골밑 싸움을 벌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에릭 역시 활약 여부가 미지수다. 빠르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한국 농구 스타일에 적응해야 하고 가드나 스몰포워드 역할을 해왔지만 국내에선 파워포워드 내지 센터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공교롭게도 형제가 속한 두 팀은 탈꼴찌를 위해 경쟁 중이다. 팀으로선 아쉽지만 형제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 제러드 지의 부진으로 이동준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모비스 역시 높이 대신 속도를 선택한 만큼 에릭의 행동반경도 골밑으로 제약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들은 다음달 2일 대구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다.
이미 프로농구 무대에는 잘 알려진 쌍둥이 형제 조상현(창원 LG)·동현(부산 KTF)이 뛰고 있다. 조상현은 리그에서 첫 손 꼽히는 3점 슈터이고 조동현은 공수에서 견실한 플레이를 펼친다. 이들의 뒤를 이어 쌍둥이 형제가 프로농구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농구 2008 국내 선수 드래프트에 일반인 참가자로 이름을 올린 재미 교포 최금동·은동(21) 쌍둥이 형제가 그들. 모두 포인트가드인 둘은 안정된 개인기와 매끄러운 경기 운영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야구에서는 조동화(25·SK 와이번스)·동찬(24·삼성 라이온즈), 정수근(30·롯데 자이언츠)·수성(29·현대 유니콘스) 형제가 활약하고 있다.
프로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20일 상무에서 제대, 전남으로 복귀한 남궁도(25)·웅(23·수원) 형제가 있고 올림픽대표팀의 샛별 이상호(20·울산)의 형 이상돈(22)은 2008 드래프트에서 울산의 지명을 받아 형제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외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더 많은 형제들이 공을 찬다. 잉글랜드의 게리 네빌과 리오 퍼디난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생들인 필립(애버튼)과 안톤(웨스트햄)도 축구선수이고 이탈리아에서는 필리포(AC 밀란)와 시모네(라치오) 인차기 형제, 파비오(레알 마드리드)·파울로 칸나바로(나폴리) 형제 등이 특히 유명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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