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장애인인 임정한(56·대구 북구 노원3가) 씨는 더 이상 시린 겨울을 걱정하지 않는다. 낡고 기울어진 채 위태롭기 짝이 없던 보금자리가 새 단장을 한 덕분이다. 임 씨의 60㎡(18평) 낡은 한옥은 제자리를 잡았고, 지저분한 벽은 말끔하게 도배가 됐다. 새로 달린 문과 보일러는 냉기가 가득했던 집 안을 훈훈하게 달궜다.
이 헌 집의 마법 같은 변신은 '삼오산악회' 회원들의 손길 덕분이다. 삼오산악회는 팔달시장 상인들과 노원동 일대에 사는 청년 70여 명이 모인 친목 모임. 임 씨의 딱한 사연을 들은 회원들은 십시일반 마련한 480여만 원을 들여 집을 수리했다. 단순히 금전적인 도움뿐만 아니었다. 회원들은 도배와 전기공사, 청소 등 노력봉사도 아끼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 임 씨 부부에게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임 씨의 집이 다시 태어난 20일 오후, 적적했던 이곳에 시끌벅적한 마을잔치가 열렸다. 회원 20여 명이 각자 마련해 온 음식으로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사랑의 집수리' 기공식을 연 것. 임 씨의 아내 조현자(55·여) 씨는 "이 집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준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20년 동안 살면서 찬바람이 불 때마다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이웃의 도움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강열 삼오산악회 간사는 "아직 우리 주변에는 복지정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그늘지고 어두운 곳에서 신음하는 이웃들을 찾아내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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