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WRO, 로봇산업중흥 계기로 삼자

경북도는 지난주 대만에서 개최된 월드로봇올림피아드(WRO·World Robot Olympiad)2007 대회에서 2009년 대회를 유치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경북의 로봇역량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월드로봇올림피아드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만나 직접 로봇을 만들고 경연을 펼치는 청소년로봇올림픽이다. 피부색과 언어는 서로 달랐지만 청소년들의 열띤 관심은 어느 스포츠 올림픽보다 더 뜨거웠다.

우리가 이러한 월드로봇올림피아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로봇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가 나올 것이란 확신을 갖고, 로봇산업을 주도할 미래의 유망한 청소년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야만 장차 우리나라가 로봇강국으로서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한국의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로봇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였다. 360도 회전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로봇, 물을 쏘고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로봇, 아기를 편하게 잠재우는 로봇 등 청소년들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든 훌륭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 청소년들이 로봇에 대한 창의성이나 손재주는 매우 뛰어나지만 자기가 만든 로봇을 설명하는 의사소통 능력 면에서는 필리핀, 대만 학생들에게 많이 뒤져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로봇분야에서 선진국보다 기술력이나 투자 면에서 아직 많이 뒤떨어져 있다. 우주·군사용 로봇 분야는 미국의 독무대이고 산업용 로봇에서도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투자해 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일본을 비롯한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엄청난 열정으로 로봇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에서도 지능형 로봇을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여 육성하고 있고 로봇 육성 특별법 제정이나 로봇랜드를 통해 로봇산업을 육성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를 통한 로봇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R&D 투자와 함께 WRO 유치와 같은 로봇 꿈나무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일들은 사실 정부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경상북도는 로봇 분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면서 많은 선도적인 투자를 해왔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개발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전국 최초로 독립된 연구소로 문을 열었고, 포프, 화랑로봇, 견마로봇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도 착실히 갖추어 나가고 있다.

또한 가장 먼저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를 시작하여 올해 9회째 대회를 개최하였고 초·중등 학생 대상의 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와 전문가 대회인 그랜드챌린지대회를 개최하여 로봇문화 확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유럽 등 해외 참가국 수를 늘리고 저개발국의 참여를 지원하여 명실상부한 세계대회의 위상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로봇을 통한 외교활동을 펼쳐 경북을 아시아 지능로봇분야의 메카로 육성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로봇기술 향상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국제수준의 로봇 대표팀 양성에도 힘써 나갈 것이고 인재양성 지원과 교육시스템도 함께 갖추어 나갈 것이다. 2009년을 기점으로 한국이 로봇기술 개발과 인재양성의 획기적 전환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개최해 온 3대 로봇메이저대회인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와 그랜드챌린지대회, 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를 2009년 세계로봇월드올림피아드와 동시에 개최하여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하는 대규모 종합로봇대회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지방에서 시작, 지방이 성공시킨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를 우리가 꿈꾸는 로봇 산업, 로봇 강국의 디딤돌로 삼아야겠다.

이철우 경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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