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정국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범여권 대선후보들, 무소속인 이회창 대선후보의 손익계산은 어떻게 될까?
BBK 의혹 자체만 놓고 본다면 검찰수사 결과의 향배에 따라 손익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선정국이 이것에만 쏠림으로써 다른 현안이나 쟁점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측면까지 고려하면 후보들 간 손익계산이 단순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BBK 정국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일단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 이 후보나 한나라당의 대응책도 이 후보에 맞선 김경준 전 BBK 대표와 그 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사기극"이라는 식으로 반박만 할 뿐 적극적인 맞공세에는 한계를 보여왔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도가 소폭 하락하는 한편, 부동층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이회창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반면, 범여권 후보들이나 이회창 후보는 열세였던 지지도를 반전시킬 수 있는 호기(好機)로 간주,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BBK 정국의 '정산(精算)'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무혐의로 결론나면 범여권과 이회창 후보는 거센 비난 여론에 휘말리면서 지금까지의 이득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이회창 후보는 출마를 중도 포기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며, 범여권은 재집권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될 경우 후보단일화 노력을 접을 수 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들 중 일부라도 확인되는 식의 검찰발표가 이뤄진다면 비난여론이 고조, 이 후보의 대폭적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판세가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이명박 후보의 자녀에 이어 이 후보와 부인의 운전기사도 위장취업했다는 논란은 그다지 여론에 부각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BBK 정국으로 이 후보가 덕을 보는 반면 범여권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손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회창 후보로서는 BBK 정국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범여권 간의 공방전이 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정국의 중심에서 밀리는 듯한 상황도 신경쓰일 수 있다.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이벤트도 BBK 때문에 김빠질 수 있다. 판세 반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려면, 후보단일화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2002년 민주당 경선 때처럼 일반 국민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