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결정적인 기상 오보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래도 관대한 편이었다.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관치곤 속된 말로 끗발도 없고 남들이 알아주는 돋보이는 부서도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그런 기관에 무슨 비리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 일반의 생각인데 황당하게도 부정 비리가 있었다. 경찰은 공항에서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는 저층난류기상관측장비 설치사업 등과 관련, 부적합한 장비를 납품받도록 공모한 기상청 산하 항공기상대장 등 전 현직 공무원 등 17명을 적발했다. 수사 관계자는 돌풍으로 인한 항공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끔찍한 일이다. 이런 일을 소박한 직장으로 봤던 기상청 소속 공무원들이 자행했다.
뿐만 아니라 기상청 검사공무원 등은 작년 말 기상관측소에서 사용되는 고층기상관측장비인 라디오존데를 구매하면서 실제 모델이 아닌 값싼 다른 모델을 납품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기상청이 이 지경이라면 공직 사회는 한 군데도 맑은 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들 할 말이 있겠는가. 청와대부터 국세청 기상청까지, 끗발이 있거나 없거나 국민 세금 탕진하는 노름에는 기관 귀천이 없고 위 아래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도무지 공직사회 비리 척결과 쇄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부터 부정 비리를 보고도 "깜도 안 된다"고 호도하면서 공무원만 잔뜩 증원하고 있으니 세상이 공무원 만능시대로 바뀌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다. 공무원이 어렵게 살던 시대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국민의 혈세를 좀먹고 국가 기강을 파탄시키는 공직 비리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처방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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