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합의 열흘 만에 깨졌다. 양당 간 대선 후보 단일화도 힘들어졌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여전히 단일화 미련을 접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독자 출마의 길에 들어섰다. 정 후보로서는 그렇게 목을 매던 민주당 간판을 놓친 것이다.
무산 이유는 두 당 간 지분 싸움이라 한다. 140석을 가진 당이 8석짜리 당과 5대 5로 합당할 수 있느냐는 불만이 신당 내부의 분란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발등의 불인 대선을 놔두고 내년 총선 공천에 더 신경이 곤두선 신당 사정을 드러낸 것이다. 보기에 따라 6개 정파가 얽힌 대선용 급조 정당에서 터져 나올 법한 파열음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당의 합당과 단일화는 원천적으로 무원칙한 행위였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와 책임정치를 짓뭉갠 발상인 것이다. 신당은 국민완전경선을 내세워 선관위까지 불러들여 요란하게 후보를 선출했었다. 민주당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래 놓고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고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난리를 친 것이다. 더구나 두 당은 서로를 국정실패 세력과 호남당이라 몰아쳐 왔다. 서로 존재 자체를 부정해온 사이다. 그러면서 대선에 일시 눈멀어 후보 단일화를 꾸미려 한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은 들러리였고 두 당의 경선 관리에 들어간 국민 세금 25억 원은 우습게 본 짓이다.
합당 소동으로 누구보다 정 후보의 위상과 체모가 모양 같지 않아졌다. 지지율 1~2% 후보에게 걷어차이는 수모를 온 국민이 지켜봤다. 그런데도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또 단일화를 통사정하고 있다. 그 왜소한 모습이 안쓰럽다. 정 후보가 설사 단일화를 이룬다 해도 집권 5년에 대한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보는가. 제1당의 후보답게 독자적으로 당당하게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 원칙이고 그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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