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에는 '마단 카타리아'라는 醫師(의사)가 있다. 이 남자는 웃는 걸 좋아한다. 그는 진정 웃음을 즐기는 사람이다. 카타리아는 웃음이 최고의 처방약이란 신념으로 진료시간을 줄여가면서 웃음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래핑(웃음)클럽은 이렇게 탄생했다. "나는 내가 왜 웃는지 모릅니다"를 외치며 아무 이유 없이 억지로 웃는 것이 어색할지 모르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5천 개가 넘는 클럽이 있을 정도로 웃음클럽은 확산되고 있다.
뜬금없이 웃음클럽을 얘기한 것은 "지금 우리에게 진정한 웃음이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싶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즉 'IMF 10년'이 거짓말처럼 우리 곁에 다가왔지만 그때의 악몽을 극복하고 우리는 지금 크게 웃을 수 있는가. 당시의 病的(병적)인 요인들은 지금 완치됐는가. 아니면 아직도 진행형인가.
한국은 IMF 관리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난 이후 실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었고, 주가는 2천 선에 육박하고 있다. 몇 십억 달러에 불과하던 외환보유고는 지금 2천600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것은 분명 陽地(양지)다. 그렇다면 陰地(음지)는 어찌 됐는가. 외환위기 당시 해외 언론이 지적한 공통적인 한국병은 '3C'로 요약된다. 부패(Corruption) 패거리주의(Cronyism) 그리고 자아도취(Complacency)가 그것이다.
부패는 얘기할 필요 없이 권력 깊숙이 아예 똬리를 틀었다. 그런데도 공무원 숫자는 잔뜩 늘려 놓았다. 국가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패거리주의는 아예 출세의 定石(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이념과 생각이 다르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자아도취는 어떤가. "이만하면 됐지 않느냐"며 도무지 반성할 줄을 모른다. 거의 자아망각 수준이다.
3C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래도 그때는 '금모으기'운동이라는 구국魂(혼)이라도 불타올랐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져 사회가 이분화된 지금 그런 국민적 응집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웃음이 나오겠는가. 웃음은 富(부)에서 오지 않는다. '넉넉한' 마음에서 온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가장 크게 웃는다"는 독일 속담처럼 비전이 있어야 웃을 것 아닌가. 그래도 우리는 웃어야 한다. 그게 웃음클럽의 본질이니까.
윤주태 중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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