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의 펀드 판매를 총괄하는 천해광 부장. 그는 최근 서울의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의 모임에 참석했다가 '내년 전망'에 대한 설문 결과를 들었다고 했다. '내년에 가장 뜰 펀드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건 설문.
이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이 투표를 통해 꼽은 '내년도 추천 1순위'는 러시아 펀드였다. 올해 한참 잘 달리다 최근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중국 펀드의 바통을 받을 펀드가 러시아 펀드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중국 펀드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체 펀드를 찾고 있다. 이달 중순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최근 한달새에만 중국 펀드가 10%가량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세계'를 찾고 있다. 그 중심에 러시아가 있는 것.
실제로 대구은행이 러시아 펀드 판매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러시아 펀드 2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5%~7%의 플러스 수익률이 나왔다. 중국펀드를 비롯, 해외주식형 펀드가 최근 한 달새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낸 것을 고려해보면 대단한 성과.
러시아는 이머징 시장의 대표라 불리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중국·인도) 4개 나라 가운데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가장 저조했다. 올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0%)와 인도 센석스지수(38%)가 달리는 사이 러시아 RTS지수는 15% 상승하는데 그쳤다. 러시아가 가장 저평가돼 있는 만큼 향후 상승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
더욱이 세계적으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향후 기업가치는 물론, 국가 가치가 가장 올라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21.6%, 원유 생산량의 12.1%를 차지하고 있는 자원부국.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것이란 우려속에 러시아 경제는 올해 7.5%, 내년과 2009년 각각 7.0%, 6.5% 성장할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러시아의 올해 외국산 자동차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64% 증가했다.
'러시아는 못 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이젠 먼 옛날 얘기가 됐다. 독일에 이어 유럽 내 2위 규모 내수 시장을 갖고 있는 러시아는 조만간 1위로 올라설 기세. 러시아의 한 증권사는 러시아 사람들의 가처분 소득이 연간 10% 이상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러시아 시장은 기업 투명성이 부족하고 복잡한 세제 시스템 등 단점도 많아 최근까지 다른 나라 증시가 뛸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점들을 해소해야 러시아 증시가 랠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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