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관련 시민운동은 3D 업종 중 하나예요."
김동옥(34) 대구 도시공동체 사무국장은 "시민운동중에서도 가장 열악하고 배고픈(?) 분야가 미군관련 운동"이라고 했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지만 1995년 처음 시작할때만 해도 대구경북지역에서 이쪽은 불모지나 마찬가지였어요."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군 제대후 시민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아연실색 하셨어요. 제대하자마자 집에서 쫓겨날뻔도 했지요." 부모는 대학(영남대)에서 국사학을 전공한 그에게 의젓한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셨다고 한다.
잘나가는(?) 몇몇 시민단체의 러브콜도 받았지만 김씨가 가시밭길을 걷는 미군관련 시민운동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시민운동을 펼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군문제는 피해주민이 있고 사례가 널려있는 생생한 현장이 있는 분야예요. 주민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요." 그는 10년째 그만의 활동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직접 이해를 이끌어 낸다.
그는 최저생계비보다 못한 활동비가 수입의 전부지만 결코 후회가 없다고 한다."미군에게 피해를 받은 지역 주민들과 부둥켜 울고 웃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어요."
그의 별명은 두개다. 하나는 '옥동자'이고 다른 하나는 '투덜이'다. 옥동자는 이름에서 따온 어릴때부터 별명이지만 '투덜이'는 미군관련 시민운동을 하면서 생겨났다. 미군문제가 불거지면 가장 앞장서 투덜 투덜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제 별명이 투덜이인지도 몰랐어요. 한번은 동네를 지나가는데 아이들이 절 보고 '투덜이 아저씨'라 부르더군요." 그는 '미군 문제는 1차적으로 지역의 문제'라고 했다.
"미군 문제는 이벤트성 정책으로는 백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미군측에 지속적으로 제시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가 집회 같은 감정적인 대응을 해봤자 미군은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검증된 정책과 대안 제시가 제일 중요하죠." 언론 플레이와 정치색깔이 짙은 집회 등을 통한 해결방법을 싫어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는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시민단체들에게 맡겨야 하는데 현안만 붙잡아놓고 해결해주지도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하는데 지역의 미군기지는 변한게 하나도 없어요. 하루빨리 미군부대가 나가야 할텐데….그렇다고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미군문제에 관해선 변하지않고 끊임없이 투덜될테니까요."
임상준기자 zzuny@m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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