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남, 포항 용광로 잠재웠다

FA컵 축구 결승…역전에 역전 후 전남 1승 선취

FA컵 축구 결승 1차전이 경기 비중에 걸맞는 명승부로 끝났다. 25일 오후 전남 광양제철구장에서 열린 FA컵 축구 결승 1차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는 2대1로 역전승하는 듯 했으나 홈팀 전남 드래곤즈의 반격에 휘말려 2대3으로 재역전패했다. 두 팀은 12월2일 포항에서 결승 2차전을 갖는다.

K리그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정상에 오른 포항은 사상 최초의 2관왕을, 지난해 FA컵 우승팀 전남은 사상 최초의 FA컵 2연패를 노리며 격돌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과 허정무 전남 감독의 자존심 대결도 불꽃을 튀겼다.

포항은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짧고 빠른 패스로 전진하며 측면 공격에 나섰고 전남은 수비와 중원을 안정감있게 지키다 역습에 나섰다. 포항은 따바레즈가 전남의 전담 수비에 시달리면서도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박원재와 신광훈이 측면에서 활기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부상 중인 최효진 대신 측면 공격에 나선 신광훈은 최효진의 공백을 잘 메웠다.

포항이 공격을 주도하면서 이어진 경기는 전남의 벼락같은 골로 불이 붙었다. 전반 21분 시몬이 얻어낸 프리킥을 김치우가 예기치 못한 땅볼 슛으로 포항의 골문을 갈랐다. 전남 선수들의 즐거운 웃음이 채 가시지 않은 전반 22분, 신광훈이 페널티구역을 돌파하다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따바레즈가 이를 성공시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약속된 플레이에 따라 포항의 그림같은 역전골이 터졌다. 후반 4분, 따바레즈의 코너킥을 슈벵크가 헤딩으로 넘기자 뒤에서 쇄도하던 수비수 김광석이 발로 차넣어 전남 골문을 갈랐다. 슈벵크가 동작을 취하는 순간 전남 수비수들이 몰리는 바람에 김광석은 무인지경에서 슛할 수 있었다.

이후 전남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고 허정무 감독은 공격 지향적인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6분 전남 산드로의 전진 패스를 시몬이 이어받아 오른 측면에서 낮은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가운데에서 쇄도하던 송정현이 포항 수비수를 달고 흘려주자 뒤에서 쇄도하던 교체 선수 김승현이 슛, 동점 골을 뽑았다.

기세가 오른 전남은 5분 뒤 산드로가 얻어낸 프리킥을 수비수 곽태휘가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중거리포로 골문을 갈라 재역전극의 드라마를 끝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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