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지역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1천600원을 돌파한 가운데 '셀프 주유소'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과거 일부 운영되다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거의 없어 완전히 사라졌던 '셀프 주유소'가 고유가 바람을 타고 다시 등장한 것.
대구 서구 평리동 이현I.C주유소는 2개월 전에 총 1억여 원을 들여 모든 주유기들을 '셀프 주유기'로 교체했다. 이 주유소는 결제시스템 점검이 끝나는 올해 연말쯤 셀프주유를 시작할 예정. 김혜남 사장은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데다 주유원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과감하게 셀프주유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주유기가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누구나 쉽게 주유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주유소는 당분간 셀프주유로 가격할인은 안 한다는 방침. 가격 파괴로 주위의 주유소들과 출혈 경쟁을 우려한 때문. 김 사장은 "대신 기존고객과 셀프주유하는 고객을 차별화시켜 셀프주유 고객에게 무릎 담요나 달력 등 고급 사은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프와 비 셀프를 같이 운영할 예정인 이 곳은 셀프주유 방식 도입으로 운전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한편 주유소 입장에선 인건비를 최대한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라보주유소(대구 서구 이현동)도 12월 초 셀프주유소로 탈바꿈하기 위해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이곳 또한 1억여 원을 들여 총 5대의 셀프주유기를 갖출 예정. 최진원 대표는 "인력난과 직원관리, 고유가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다."며 "주유기 작동이 과거와 달리 훨씬 수월해져 한 두 차례 해보면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유소는 개점 후 2개월 정도는 고객들에게 ℓ당 40~50원의 할인 혜택을 줄 계획. 그 이후론 금액에 따라 적립이나 캐쉬백 서비스를 한다는 방침. 최 대표는 "초창기엔 주유도우미를 통해 운전자들에게 작동방식 등을 안내하고 차츰 사무실 직원을 제외한 주유원들을 줄일 생각이다."고 했다.
주유소 업계에선 이를 계기로 지역에도 '셀프 주유소'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년 전쯤 2,3곳 운영되던 '셀프 주유소'의 경우 1,2대의 셀프주유기를 도입했고 굳이 셀프가 아니더라도 다른 주유소에서 같은 가격으로 기름을 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워낙 기름값이 비싸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운전자들이 적잖다는 것.
(사)한국주유소협회 대구시지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서울 등 지에도 셀프주유소가 점점 느는 추세인 만큼 지역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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