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업들의 한국어과 졸업생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습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죠. 호찌민에서만 5개 대학에서 1995년부터 연간 200명씩 한국어 전공 학생이 졸업하고 있지만 수요에 못 미치면서 일본어과 출신에 비해 급여가 두 배나 많습니다."
국립 호찌민대 대우 교수직(한국어)을 맡고 있는 김병식(45·사진) 씨는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과 비전을 한국어과 졸업생들의 취업결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1996년부터 호찌민과 인연을 맺으면서 구축한 베트남 학계와 경제계, 관계, 지역사회와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베트남 파고들기'에 전념하고 있는 김 씨는 호찌민에서 첫발을 내디딘 한국인들이나 기업에 대해 베트남의 문화와 사람들의 특성, 경제실상 등을 세세히 알려주는 '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교민사회에 알려져 있다.
베트남교민신문 창간(12월 예정)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김 씨는 한국의 부동산시장 침체 이후 베트남으로 온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러시를 이루고 있는 데 대해 "호찌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에 이른 가운데 경제규모와 역동성이 커가고 있는 데다 호찌민 시내 거주민이 1천300만 명 선이지만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서울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며 부동산시장의 매력을 역설했다.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복지행정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김 씨는 1996년 호찌민대 연구원으로 있다가 귀국, 현도사회복지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2004년 다시 호찌민으로 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솔루션 및 윈도 등을 판매하는 한국의 테크데이타 호찌민 법인장을 맡고 있고, 베트남 쌀국수 전문 프랜차이즈 'Pho24' 6개 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호찌민대 등 5개 대학의 한국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제자만 12명을 두고 있는 김 씨는 베트남한국교육협회(전국 9개 대학 한국어과 협의회)와 우리나라 문화부와 국립국어원의 협약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호찌민시의 교민 수가 7만여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거주자는 4만 명 수준이며, 한국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업자는 380개,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1천400개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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