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신당이 老妄들고 이상한 거 아닌가

대통합민주신당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이 엊그제 당내 회의에서 "국민이 노망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 휩싸일 때가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대한 불만을 그런 식으로 표출한 것이다. 줄기차게 이 후보의 비리 의혹을 제기해도 먹혀들지 않는 여론 흐름을 상식 이하의 말로 비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말실수라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다. 그런 망언을 무심코 해대는 것이야말로 노망이 든 게 아닌가 싶다.

김 위원장 혼자 국민을 깔보는 게 아니었다. 같은 자리에서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도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 1년, 2년째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이상한 나라"라고 했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도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가짜가 되고 유권자도 가짜 좋아하는 가짜가 된다"고 했다. 졸지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은 정상이 아닌 이상하고 가짜인 수준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아무리 선거 판이라도 할 말을 가려야 한다. 자기 후보 지지율이 갑갑하다 해서 그 원망을 국민한테 퍼붓는다는 건 도저히 정상적 사고라 할 수 없다.

참여정부 5년은 민심을 깔보다 실패했다. 신당 후보가 10%대 지지율에 갇혀 고전하는 것은 그 결과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기들 입맛에 맞추어 민심을 재고 있다. 겸허하게 있는 그대로 민심을 수용 않는 것이다. 세 공동선대위원장의 '국민 비하' 발언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선거사령탑이 이러하니 선거운동도 이상한 것뿐이다. 어제부터 신문지상에 싣는 후보 광고는 수준 낮은 비방 시리즈로 채우고 있다. 본디 광고는 자기 상품의 장점 홍보가 기본이거늘 신당은 생뚱맞게 남의 상품을 헐뜯는 선동형 일색이다.

신당은 140석의 거대 정당이면서 무소속 후보에게까지 밀리는 3등의 수모를 겪고 있다. 한시라도 치고 나가겠다면 민심을 대하는 태도부터 고쳐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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