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백발이 제 몬져 알고 즈럼길로 오더라.'
고교 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우탁의 '탄로가'이다. 세월이 흘러 어쩔 수 없이 늙는 것을 막대와 가시덩굴로 막겠다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불로장생'의 욕구는 의학의 발달로 언젠가는 이뤄질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노화방지의학'이 연구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의학의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각종 호르몬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이 연구되고 실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노화를 막을 순 없지만 지연시킬 순 있다.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호르몬요법
성장호르몬, 남성 및 여성호르몬 등으로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성장호르몬이 키 작은 아이들의 키를 키우는 데만 쓰이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어른들도 성장호르몬이 필요하다. 성장호르몬은 우리 몸의 모든 장기의 신진대사를 관장하지만 25세가 넘어서면 1년에 1.4%씩 줄어든다. 중년이 되면 인체에서 생산되는 성장호르몬의 양이 젊은이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성장호르몬이 줄면 성기능 장애가 생긴다. 이는 단순히 '성 기능 장애'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심장질환 등을 예고하는 노화의 신호탄이다. 그래서 성장호르몬을 청년 수준으로 보충해 주면 노화나 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노화방지에 쓰이는 성장호르몬의 양은 키 성장을 위해 쓰는 양의 10분의 1 수준이다.
남성 및 여성호르몬 역시 노화를 지연시켜 준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치매예방, 뼈와 콜라겐 생성에 도움이 된다. 여성호르몬은 폐경기 증후군(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등)이 있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데, 호르몬 요법이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일부 연구 결과로 인해 호르몬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전 검사를 하고 소량으로 활용하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 여성의 경우 자궁암, 유방암 등을 검사한 뒤에 문제가 없으면 호르몬을 쓴다.
◆킬레이션요법
킬레이션(chelation)요법은 뇌혈관 및 심장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의 혈관에 'EDTA'라는 이름의 합성 아미노산을 링거로 주사하는 일종의 혈관정화 및 해독요법이다. 혈관 속에 쌓인 독성 금속을 없앨 뿐만 아니라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없애 혈관을 부드럽게 하고 혈류를 개선시킨다. 각종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2001년부터 시술되고 있다. 3~6개월 동안 주 1~3회 병원을 방문해 2, 3시간 동안 수액을 링거주사처럼 정맥혈관을 통해 맞는다. 주사는 20~30회가 기본이다. 수액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금속 중독 치료제로 승인한 EDTA 약제와 비타민 등 영양제가 들어 있다.
◆항산화제 치료
각종 호르몬, 미네랄, 비타민, 미량 원소 등이 함유된 영양보충제 섭취를 통한 치료를 말한다. 대표적인 항산화제로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C와 E, 셀레늄, 오메가3 등이 있다. 우리 몸은 운동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에너지가 사용되며 '쓰레기'도 함께 생긴다. 내부에서 발생한 쓰레기 외에도 공해, 자외선, 중금속, 흡연 등으로 인해 밖에서 들어오는 쓰레기가 많다. 이를 제대로 없애주지 못하면 각종 성인병, 암, 면역기능 저하, 검버섯 등이 생기게 된다. 이럴 때 각종 호르몬, 미네랄, 비타민, 미량원소가 필요하다.
20대 이하의 사람들은 유해산소 자체 처리 능력이 90% 정도 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능력은 떨어져 60대에 이르면 20%밖에 되지 않는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도인아 동부허병원 원장
▷양질의 단백질 성분의 생선, 콩 등과 피부보습에 좋은 잣, 올리브 오일 등을 충분히 먹는다.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매일 먹어 각종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 물질을 보충한다.
▷하루에 물 2ℓ이상을 마신다.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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